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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무릎 화끈거리는 통증… 슬개골 점액낭염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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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 점액낭염 원인·치료법 / 관절 마찰 줄여주는 액체 주머니 / 외상·감염·반복적 자극으로 염증 / 퇴행성 관절염으로 오인하기도 / 어깨·팔꿈치·고관절 등에도 발병 / 약물·주사·물리치료로 증상 완화 / 재발 경우 제거술 받아야 할 수도

세계일보

김미영(39·주부)씨는 깔끔한 살림꾼이다. 청소도 꼭 손걸레를 이용해 구석구석 깔끔하게 닦는다. 종일 무릎을 꿇고 기어 다니며 바닥을 닦으니 언제부터인가 청소를 하면 무릎이 쓰라리고 아프면서 붓기 시작했다. 아직 퇴행성 관절염이 올 나이는 아닌데, 무릎이 말썽을 부리니 마음이 복잡하고 우울하다. 혹시 집안일을 너무 많이 해 나이보다 빨리 무릎병이 왔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해보니 점액낭에 염증이 생긴 ‘점액낭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우리가 몸을 움직일 때도 걸을 때도 관절은 쉼 없이 작동하며, 이 관절에는 움직일 때 생기는 마찰을 줄여주기 위한 ‘점액낭’이라는 얇은 주머니가 있다. 그런데 이 주머니가 외상이나 감염, 반복적인 자극으로 염증과 함께 통증이 나타나는데 이를 ‘점액낭염’이라고 한다. 점액낭염 중에서도 무릎 슬개골 점액낭염은 증상은 화끈거리고 통증이 있어 관절염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과다한 반복적인 자극으로 주로 생기는데 무릎뿐 아니라 어깨, 팔꿈치, 고관절 등 모든 관절에 발생할 수 있다. 주로 직업적인 운동선수나 집안 일이 많은 주부들이 이 질환에 취약하다.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아 통증이 생겼을 때 원인도 모른 채 치료를 미루고 저절로 낫기를 기대하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관절의 액체 주머니 염증, 점액낭염 치료와 예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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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슬개골 점액낭염을 퇴행성 관절염으로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시큰한 관절염 통증과 달리 열이 나는 듯한 화끈거리는 통증의 차이가 있다. 단순 염증은 약물이나 주사치료로 증상 완화가 가능하지만 재발하는 점액낭염은 경우에 따라 점액낭 제거술이 필요하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열나는 무릎 통증은 슬개골 점액낭염 의심해야

무릎 주위의 많은 점액낭 중에 쉽게 염증이 생기는 대표적인 곳이 슬개골 점액낭이다. 슬개골은 무릎 앞쪽 튀어나온 부분으로 슬개골 주변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면 통증이 느껴진다. 무릎을 구부리고 앉아서 하는 바닥 걸레질 같은 집안일을 하는 주부나 앉았다 일어나기 반복하는 운동선수나 무용수들이 이 질환으로 병원을 많이 찾는다. 무릎에 딱딱한 것이 만져지는 느낌이나 부어오를 때, 주변이 빨갛게 달아오르면 점액낭염이 의심된다. 통증은 가려움을 느끼는 가벼운 수준에서 농양을 형성하면 아주 심한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질환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낮아 환자들 상당수는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목동힘찬병원 이정훈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주로 중년 환자들은 슬개골 점액낭염을 퇴행성 관절염으로 혼동하는 경우가 흔하다. 시큰한 관절염 통증과 달리 열이 나는 듯한 화끈거리는 통증의 차이가 있다. 단순 염증인 경우 약물치료나 국소압박, 주사치료로 증상 완화가 가능하지만 재발하는 점액낭염은 경우에 따라 점액낭 제거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슬개골점액낭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집안일이나 무릎을 많이 써야 할 때는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고, 무릎을 많이 사용한 후에는 냉찜질로 무리한 무릎에 휴식을 주는 것도 방법이다. 장시간 부담이 무릎에 가지 않도록 수시로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권장된다.

◆ 과다한 팔꿈치 자극에 의한 ‘주두 점액낭염’ 등도 유의해야

운동이나 일상 활동을 하며 팔꿈치를 딱딱한 바닥에 부딪히는 등의 충격이 전해지거나, 팔꿈치를 책상에 괴어 지속적인 자극을 전할 때, 팔꿈치의 반복적인 마찰이나 과사용이 나타날 때 ‘주두 점액낭염’이 생길 수 있다. 딱딱한 표면에 주관절을 대는 반복 손상이 원인으로 ‘학생 주관절(Student’s elbow)’로도 불린다. 점액낭에 피와 점액이 튀어나오거나 팔꿈치를 구부렸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통증을 줄이고 기능 회복을 위해 물리치료나 주사치료가 주로 처방된다. 보호대를 활용해 원인이 되는 자극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거나 서 있을 때, 운동을 많이 해 점액낭에 마찰이 많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것이 고관절 점액낭염이다. 그중에서도 주로 좌둔 점액낭염, 장요 점액낭염, 대전자부 점액낭염이 임상적으로 문제가 된다. 좌둔 점액낭염은 엉덩이 밑에서 만져지는 뼈 부위의 점액낭에 오랫동안 압력이 가해져 염증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이정훈 원장은 “음주를 한 다음날 유독 고관절이 뻐근하다면 좌둔 점액낭염일 가능성이 높다. 알코올이 혈관을 확장해 혈액순환이 증가하므로 술 마신 다음 날 열감과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관절 점액낭염 질환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대전자부 점액낭염은 허벅지 바깥쪽으로 돌출된 대퇴골의 대전자 부위가 장경대와 마찰이 잦아 염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달리기를 자주 하는 사람이나 오랫동안 서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서 많이 볼 수 있다. 엉덩이 위쪽부터 다리 쪽으로 통증이 방사통으로 나타나며, 무릎과 발목까지 통증이 나타나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보통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심해지고 일어서거나 걸을 때는 통증이 사라지는 특징이 있다.

◆‘견봉하 점액낭염’ 방치 땐 다른 어깨 질환 유발 가능

어깨 관절의 8개 점액낭 중 ‘견봉하 점액낭염’이 가장 흔하다. 어깨를 장시간 사용하고나 외상, 반복적인 자극, 노화로 인한 어깨의 퇴행성변화가 원인이다. 견봉과 위팔뼈(상완골)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점액낭에 생기는 염증을 단순 근육통으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어깨는 체중 부하를 받지 않는 부위지만 팔을 머리 위로 올리거나 회전하는 반복적인 운동과 자극에 의해 스트레스가 전해져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밤에 통증이 더욱 심하며, 팔을 수평 높이로 들거나 안쪽으로 들 때 통증이 발생하면 의심해볼 수 있다. 주사치료나 약물치료로 증상 호전이 가능하지만, 근본적으로 어깨 스트레스의 원인을 찾아 자극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방치하면 비대해진 점액낭염이 회전근개를 누르고 압박해 어깨 힘줄이 닳거나 찢어지는 회전근개파열까지 초래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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