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인 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사진)이 "진보에는 인내심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해 주목된다.
신 비서관은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서사를 공유해보지 못한 사람은 항상 배반 이유를 찾고 결국 진보를 견디지 못한다"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폭풍을 견딜 인내심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비서관은 문재인정부 출범 때부터 청와대를 지켜 온 원년 멤버 중 한 명으로 문 대통령이 매우 신임하는 참모이기도 하다.
신 비서관은 "역사는 진보한다고 합니다만 반드시 진보해야 한다는 생각은 역사의 모든 역동성을 단순화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작은 승리를 큰 승리로 착각한 자들에 의해 파국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언급은 최근 여권이 총선을 앞두고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려다가 역풍을 맞는 등 일련의 실수를 범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신 비서관은 "시대에 맞춰 유연해져야 한다"며 진보진영의 각성을 촉구했다. 그는 "진보의 미덕은 한 번 세운 뜻과 함께 사라지는 것"이라며 "그 원칙으로 변화를 가져왔든, 실패했든, 그 원칙에 오류가 증명됐든, 상황이 바뀌었을 때, 과감히 그 시대와 함께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천사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극단에서 항상 극단으로 가는 것 같다"고 씁쓸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글 모두에 '파국을 걱정하며'라는 제목을 달았다. 신 비서관에 따르면 이런 내용은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는 "새로운 천사(앙겔루스 노부스)는 불안해 보인다"며 "천사는 날개를 접어 과거의 파편들을 줍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기 때문에 불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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