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결합펀드(DLF) 원금 손실 사태를 빚은 우리·하나은행에 대한 과태료 규모가 당초 금융감독원이 결정한 수준보다 낮춰졌다. 13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2일 정례회의를 열어 두 은행에 대한 제재안을 심의해 우리은행에 약 195억원, 하나은행에 약 165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이는 앞서 금감원이 건의한 과태료 수준인 230억원, 260억원보다 각각 35억원, 95억원 정도 낮춰진 것이다. 두 은행이 DLF 사태 이후 금감원 분쟁조정위 조정 결과를 받아들이고 자율 배상에 나선 점 등이 제재 수위를 낮춘 요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증선위 논의 과정에서 금감원이 건의한 제재 수준이 감경되는 게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증선위 심의 결과는 금감원의 이번 제재를 바라보는 금융위의 입장이 간접적으로 드러난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앞서 금감원이 증선위를 거치지 않고 원장 전결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하면서 '금융위 패싱'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증선위를 통과한 우리·하나은행에 대한 기관 제재 안건은 금융위 정례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금융위는 이르면 3월 초까지 제재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기훈 기자(m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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