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종근당 이어 알테오젠·삼천당제약 도전장
글로벌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 2023년 10조원으로 확대
루센티스·아일리아 특허, 올해 6월부터 순차적으로 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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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시력도둑’인 황반변성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로 국내 제약 바이오 업계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황반변성이 대표적 노인성 질환으로 인구 고령화에 따라 환자수가 느는 데다 오리지널 약의 특허 만료가 눈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특히 황반변성 치료제의 값이 고가인 상황에서 장기투약이 필요한 질병이라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 알테오젠·삼천당제약 임상 순항
12일 제약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조6000억원의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제형 변경 효소 및 관련 기술을 수출한 알테오젠(196170)이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ALT-L9)에 대한 국내 임상 1상에 나서 첫 환자 투여를 개시했다. 아일리아는 글로벌제약사 바이엘의 오리지널 황반변성 치료제로 지난해 글로벌 매출 8조원을 거둔 블록버스터 신약이다. 알테오젠은 글로벌 임상 3상 준비에도 착수한 상태다.
삼천당제약(000250) 역시 이달 초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SCD411)에 대한 비임상시험(동물시험)을 마치고 글로벌 3상에 돌입했다. 바이오시밀러는 통상 일반적인 의약품이 임상 1·2·3단계를 거치는 것과 달리 임상 2상을 건너뛴다. 이미 있는 의약품을 복제해서 만들기 때문이다. 또한 안과 질환 치료제 특성상 눈에 약을 투여해야 하기에 허가당국과 협의하에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약의 부작용을 주로 보는 임상1상을 하지 않고 대규모 환자 대상으로 약의 효능을 주로 보는 임상3상을 바로 하기도 한다.
K바이오가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에 뛰어드는 건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황반변성은 눈 안쪽 망막 중심부의 신경조직인 황반이 노화, 염증 등으로 시력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시력감퇴는 물론 실명까지 유발한다. 사물이 구부러져 보이고 사물의 중심부위가 아예 보이지 않는 곳이 생기기도 한다. 주된 원인은 ‘노화’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인구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환자수가 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미국 및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 유럽 5개국의 노인성 황반변성(습성) 유병인구는 2015년 251만명에서 2035년 387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황반변성은 습성과 건성이 있는데 심각한 시력상실을 유발하는 쪽은 습성으로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관련 환자수가 늘면서 노인성 황반변성(습성) 치료제 글로벌 시장규모 역시 2014년 기준 43억달러(5조원)에서 2023년 85억달러(10조원)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역시 황반변성 건강보험 진료인원이 2014년 10만1700명에서 지난해 17만7400명으로 74% 늘어났다.
◇ 완치 방법 無...치료제 적고 고가… ‘시밀러’ 주목
문제는 황반변성은 완치 방법이 없는 데다 치료제 역시 많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치료제는 아일리아, 노바티스의 ‘루센티스’, 로슈의 ‘아바스틴’ 정도다. 특히 이런 약은 바이오의약품으로 가격이 비싸다. 1인당 약물 치료비(치료 시작 후 첫 2년간, 국외 기준)를 보면 루센티스는 4만6800달러로 5700만원을 넘는다. 국내에서도 아일리아와 루센티스는 1회 투약 비용이 80만원 안팎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저렴한 바이오시밀러가 주목받고 있다. 마침 오리지널 약의 특허 만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어 개발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물질특허를 기준으로 루센티스는 미국에선 2020년 6월, 유럽에서는 2022년 1월에 특허가 풀린다. 아일리아의 경우 미국은 2023년 6월, 유럽은 2025년 5월에 특허가 끝난다.
이런 점을 감안해 일찍 황반변성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치료제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인 ‘SB11’의 경우 지난해 12월 임상을 완료하고 연내 유럽과 미국 판매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인 ‘SB15’는 현재 전임상 단계로 연내 글로벌 임상 3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전통 제약사 가운데서는 종근당이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CKD-701’에 대해 국내 임상 3상을 진행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의 특성상 시장에 먼저 진입하는 퍼스트 무버(선도자)가 이점을 톡톡히 누리기 때문에 시장 선점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며 “안과질환 치료제는 신약 개발도 어렵고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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