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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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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한국당 지도부 사퇴를"… 통합신당 지도부 구성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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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보수 "일괄사퇴 곤란하면 최소 50% 물러나야"… 한국당 난색

'김형오 공천위'는 인정… 통준위, 黨의 상징색으로 핑크색 검토

야권 통합 신당을 추진 중인 통합신당준비위원회(통준위)는 11일 회의를 열고 신당 지도부 구성 문제 등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자유한국당 지도부 사퇴 여부가 최대 쟁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통준위가 밝힌 신당 출범일(16일)을 5일 앞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며 야권에선 "모든 세력이 기득권을 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통합의 양대 축인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은 신당이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를 사실상 그대로 계승하는 방안엔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박형준 통준위 공동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 구성은) 통합의 의미를 살리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자, 공급자(정당) 중심보다는 수요자(국민) 중심에서 문제를 바라보자는 의견들이 있었다"며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고 했다. 새보수당과 시민단체에선 '새집을 짓자'는 원칙에 맞춰 한국당 지도부(최고위원)가 일괄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지만, 한국당 측에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보수당 핵심 관계자는 "지도부 일괄 사퇴가 곤란하다면 적어도 절반은 물러나야 신당 창당 취지에 맞는다"며 "지분을 요구하지 않을 테니 '당 간판' 얼굴이라도 바꿔야 한다"고 했다. 한국당은 기존 지도부 중심으로 구성하되 일부를 새보수당과 시민단체 몫으로 추가 배정하는 방안을 원하고 있다. 당명(黨名)을 놓고도 이견이 있다. 한국당은 '대통합신당'을, 새보수당은 '새로운한국당'을 각각 통준위에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대통합신당으로 쓴다는 데 대해서는 이의는 없다"고 했다.

총선 공천을 결정하는 공천위 문제에 대해선 새보수당이 '김형오 공천위'를 인정하겠다고 밝히며 이견이 좁혀졌다. 통준위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김형오 공천위원장 및 그를 중심으로 한 공천위 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데 새보수당 의원들이 공감했다"고 했다. 새보수당과 이언주 의원이 주도하는 전진당은 각 당을 통해 공천 신청을 받되, 통합 이후 '김형오 공천위'에 이 명단을 넘겨 통합 심사를 하도록 했다. 사실상 신당 공천위원장이 김형오 전 국회의장으로 정해진 것이다. 다만 통준위에 참여하는 시민단체 등은 이날 회의에서 현재 한국당 공천위를 확대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준위는 이날 핑크색을 당 상징색으로 유력히 검토하는 한편 공천위 및 지도체제 문제를 13일까지 확정 짓기로 했다. 이르면 오는 16일 각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공식 보고대회를 열고 통합 신당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한편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이 한국당에 요청한 '당직자 고용 승계' 문제도 향후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유 의원의 고충은 이해하지만 이미 정당법이 정한 중앙당 직원 한도(100명)가 채워져 전면 고용 승계는 불가능하다"며 "정책연구소(여의도연구원)를 통한 채용도 당 재정 상황상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새보수당에선 "시·도당이나 여연에서 채용하는 건 가능한데 한국당이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 큰 당에서 대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당에선 새로 국회에 입성한 비례대표 의원이 새보수당 출신 당직자를 보좌진으로 고용하게끔 제안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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