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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방송인 “봉준호 같은 사람, 미국 파괴해” 트윗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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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하면서 한국영화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데일리

존 밀러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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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 감독은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까지 4관광을 차지했다.

봉 감독은 이날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가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그런데 한 미국 방송인은 봉 감독의 수상소감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각본상 수상 후 트윗 하나를 남겼다.

미국 ‘Blaze TV’에서 ‘White House Brief’(백악관 브리핑)를 진행하는 존 밀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봉준호라는 사람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1917’를 제치고 오스카 각본상을 수상했다”라며 “수상 소감은 ‘큰 영광이다. 감사하다’였다. 나머지 수상 소감은 한국어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람들은 미국을 파괴한다”고 덧붙였다.

트윗을 본 미국 유명인들은 존 밀러를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미국 유명 가수 존 레전드는 답트윗을 통해 “이런 바보 같은 글은 돈을 받고 쓰는 건가 아니면 재미로 쓰는 건가”라고 비꼬았다. NBC 법률자문가인 케이티 팡도 “한국인이 싫다면 XXX 꺼져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존 밀러는 “미국을 파괴한다고 한 ‘이런 사람’들은 한국인을 뜻한 게 아니다. 단순히 자기들이 얼마나 더 깨어있는지를 증명하기 위해 각본상을 받을만했던 두 개의 작품을 제치고 계층 간의 싸움을 불지피는 사람들을 이야기 한 거다”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이를 본 국내 누리꾼들은 더 분노에 찼다. 누리꾼들은 “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던가, 수상소감 한국어로 한 걸 왜 트윗에 쓰냐”, “미국만 받는 상이냐?”, “백인과 흑인은 되고 동양인은 안 되냐?”, “말도 안 되는 설명이다”, “차라리 사과를 하지 저게 뭐냐”, “봉 감독이 4개나 받을지 몰랐지?”, “지금쯤 트윗 지우고 싶겠다”, “영어 우월주의냐? 어이없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박혜은 ‘더 스크린’ 편집장은 10일(한국시간) MBC라디오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출연해 “존 밀러 같은 사람의 트윗 때문에 오히려 미국 문화가 파괴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말 다양한 문화를 흡수하고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는 것, 이것이 90년 역사 아카데미가 그 권위를 지키면서 새로운 키즈를 계속 흡수하는 방식이었다. 현재 미국 평단은 오히려 ‘기생충’의 수상이 약간 저물어 가는 것 같은 아카데미 권위를 드높이는 결과라고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아카데미 시상식은 백인 우월주의와 비영어권 영화 차별로 매해 논란이 됐다. 2016년 아카데미 시상식 직전에는 배우들의 보이콧까지 벌어졌다. 그리고 2017년 흑인소년의 성장기를 담은 영화 ‘문라이트’가 작품상을 수상하며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아카데미 시상식은 인종차별,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 이야기에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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