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경을 매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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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통합 실무 기구인 통합신당준비위원회(통준위)가 4ㆍ15 총선을 앞두고 창당할 보수 신당의 이름을 ‘대통합신당’으로 10일 잠정 결정했다. 보수 통합의 ‘형식’은 진도가 나가고 있지만, ‘내용’은 제자리걸음이다. 통합의 핵심 열쇠를 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의 회동이 지체되면서다. 유 위원장이 9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패’를 내보였는데도 황 대표는 여전히 신중 모드다.
유 위원장이 ‘새보수당과 한국당을 허물고 새 집을 다시 집자’는 ‘신설 합당론’을 꺼내면서 두 사람 사이에 큰 벽이 사라졌다. 통합 방식에 대한 이견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남은 건 두 사람이 마주 앉아 통합 의지를 공개적으로 확인하는 이벤트다. 양측 모두 ‘합당 논의를 매듭 짓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데 표면적으로 공감하고 있지만, 실제 반응은 미지근하다. 특히 황 대표가 그렇다. “답을 달라”는 유 위원장의 요구에 황 대표는 “환영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언론을 통해 전한 상태다.
양측은 10일 오후 현재 회동 일정을 잡지 못했다고 한다. 황 대표는 유 위원장과의 회동 계획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만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만 했다. 유 위원장 측 관계자 역시 “회동 의사를 밝힌 만큼, 황 대표 측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대화의 끈만 간신히 유지한 채 어느 한 쪽도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과 신설합당을 추진하고 개혁보수를 위해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뒤 승용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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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와 유 위원장의 회동이 좀처럼 성사되지 못하는 것은 지난 3개월 간의 통합 추진 과정에서 서로에게 쌓인 악감정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두 사람이 그간 직ㆍ간접적으로 접촉한 사실이 언론 등을 통해 흘러 나오면서 양측 사이에 오해와 불신이 쌓였다. ‘통합 주도권’을 둘러싼 두 사람의 신경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공통된 기류다. 유 위원장이 신설 합당의 전제로 ‘친이명박ㆍ친박근혜 정당으로 돌아가선 안 된다’는 전제 조건을 단 것도 불씨로 남았다. 유 위원장이 ‘신당 창당 시 새보수당 당직자를 고용승계 해 달라’고 요구한 데 대해 한국당 당직자들이 하루 만에 반대 입장문을 낸 것도 변수다.
보수 통합을 위한 실무작업은 일단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수임 기구를 만들어 합당을 위한 실무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두 당을 포함한 4개 정당과 범보수시민단체 통합을 추진하는 통준위는 보수신당에 채울 ‘내용’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수임 기구에는 한국당에선 김상훈, 송언석 의원이, 새보수당에선 정운천 의원이 합류할 것이라고 한다.
한편 통준위는 이달 16일 통합신당 창당을 목표로 신당명을 ‘대통합신당’으로 잠정 결정했다. 새보수당은 통준위 참여에 선을 그어 왔지만, 정병국 의원이 10일 통준위 준비위원장으로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박형준 통준위 위원장은 “오늘 정한 당명은 한국당과 새보수당에서 당내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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