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과 신설합당을 추진하고 개혁보수를 위해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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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보수당과 자유한국당의 신설합당을 추진하겠습니다. 개혁보수를 향한 저의 진심을 남기기 위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합니다. 한국당의 답을 기다리겠습니다.”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4.15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달 20일 양당 협의체가 출범한 이후 유 위원장이 처음으로 공식 발표한 메시지다. 아직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의 회동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발표여서 이제 공은 황 대표 쪽으로 넘어간 형국이다.
①연대론 내려놓고 ‘신설합당’ 제시=그간 양당 협의체의 논의가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통합의 두 가지 방식인 ‘연대(지역구 연합공천) vs 합당’ 사이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 위원장은 양당이 지역구는 공동후보를 내더라도, 비례대표는 각자 별도 후보를 내는게 유리하다고 보고 연대론을 제안해 왔다.
하지만 한국당측은 합당을 하지 않으면 통합의 시너지가 약해진다고 보고 꾸준히 합당을 요구했다. 이때문에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협상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유 위원장이 이날 합당으로 방향을 틀어 결론 내면서 양당의 통합논의는 급물살을 탈 조짐이다. 그동안 새보수당 내부에서도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기 때문에 유 의원장으로선 불가피한 방향전환이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당은 환영 일색이다. 황 대표는 유 위원장 발표에 대해 “자유우파 대통합을 위해서 참 어려운, 귀한 결단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유 의원과의 회동 시기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유 의원과 불편한 관계인 강성 친박계 김진태의원도 “오랜 시간 애국세력이 바라던 모습 바로 이것이다”며 반겼다. 박형준 혁신통합 위원장은 “그동안 새보수당이 논의과정에서 어중간하게 발을 걸친 단계였지만 이제 통합신당 논의로 들어온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합당 절차는 양당이 먼저 각자 의사결정기구, 최고위 등에서 합당을 결의한 다음 전진당까지 함께 참여하는 ‘수임기관 합동회의’의 결의를 통해 완성된다. 불출마를 선언한 유 위원장은 신설 합당 후 공동선대 위원장을 맡아 수도권 표심을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 양당은 10일부터 통합 범위와 방식을 두고 실무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정론관에서 보수재건을 위한 결심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유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보수 합치라는 국민 명령에 따르기 위해 새보수당과 자유한국당의 신설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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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한국당 공천셈법 복잡해지나=합당이 현실화되면 한국당의 공천 방정식이 까다로와진다. 유 위원장은 “공천권·지분·당직에 대한 요구를 일절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당 한 의원은 “유 위원장의 불출마 자체가 (새보수당) 식구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측면이 있어서, 향후 합당 과정에서 지분 배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보수당 소속 현직 의원 중 출마를 준비하는 이들은 유의동·하태경·정병국·이혜훈·정운천·오신환·지상욱 의원 등 7명이다. 통합 논의에 참여하는 한 관계자는 “유승민계 의원들은 인지도는 높지만 그에 비해 지역이나 지지층 기반이 부족하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당에선 이들 7명에게 경선때 어느 정도 기득권을 인정하더라도, 아예 경선없이 전략공천을 줄 수는 없다는 분위기가 대세다.
또 한국당 일각에선 우리공화당 등 우파 군소정당과의 소통합도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이 대목이 새보수당과의 합당 논의에 막판까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 위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대목을 읊으며 탄핵 반대를 외치는 우파 군소정당과는 함께 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보수 통합 및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후 나서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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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불출마는 대선 밑그림?=유 위원장의 불출마 선언은 결국 대선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과정이란 해석도 나온다. 유 위원장은 이날 “총선과 대선에서 권력을 교체하고 대한민국을 위기로부터 구하겠다”며 ‘대선’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황 대표가 그동안 종로 출마를 두고 지지부진하게 선택을 미루면서 여권의 공격을 받은 상황이어서, 유 위원장은 이날 발표를 통해 ‘던질 줄 아는 정치인’의 면모를 부각하려 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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