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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이슈 은행권 DLS·DLF 사태

獨 헤리티지 DLS 환매 연기 사태, 21일 운명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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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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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매 연기 금액이 2500억원대에 달하는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사태가 오는 21일 분수령을 맞는다. 자산 매각에 실패한 독일 현지 시행사를 대신해 운용사가 직접 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을지 여부가 이날 결정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해당 상품 고객들에게 사태 해결과 관련한 결정이 이달 21일 내려지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는 내용을 안내했다. 신한금융투자는 국내에서 해당 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한 회사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독일법상 현지 시행사가 채무 이행을 하지 못한다는 점을 시인하든지, 포괄적 권한위임 제안을 수락할지 결정해야 하는 시한이 이달 21일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권한위임 제안을 수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헤리티지 DLS는 독일 시행사인 돌핀트러스트(현재 German Property Group)가 문화재로 지정된 기념물보존등재건물 등을 매입한 뒤 고급 주거시설로 개발하는 프로젝트와 관련이 있다. 시행사가 이 사업 진행을 위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반자란자산운용의 대출 펀드가 인수했고, 이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국내 증권사가 DLS를 발행해 판매했다.

발행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이고 판매사는 신한금융투자와 하나은행, NH투자증권, SK증권 등이다. 신한금융투자가 총 3900억여원, 하나은행이 550억여원, NH투자증권이 240억여원 등을 팔았다. 투자자 수는 2000명이 넘는다. 이 상품은 판매 당시 2년 후 만기 시점까지 연 환산 7%에 달하는 높은 이자를 제공하고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소개됐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만기가 연장되는 사태가 불거졌다. 당초 독일 정부가 재개발 인허가를 미루면서 수익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 시행사는 인허가 신청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더해 독일 현지 언론이 시행사의 사기 정황 등에 대한 의혹까지 제기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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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 전경 / 사진제공=신한금융투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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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난 달 31일 세 번째 만기가 도래한 상품도 원리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자 반자란자산운용이 직접 자산 매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만기 연장으로 시간을 확보하는 것에 의미가 없다고 판단, 직접 현금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반자란자산운용이 권한을 위임받아 자산 매각에 나선다고 해도 손실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행사가 투자한 자산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불확실한 상황이라는 점에서다. 매각이 완료된다고 해도 원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독일 헤리티지 DLS 투자자들 일부는 지난해 3분기 금융감독원에 불완전판매 등을 이유로 분쟁조정을 신청했지만 아직 본격적인 절차가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 만기가 연기돼 손실액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판매사들을 상대로 직접 법적 대응에 돌입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안의 심각성은 알고 있지만 손실률이 더 큰 라임 사태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산의 실체는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단 자산이 매각되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머니투데이는 반자란자산운용에 독일 헤리티지 DLS 현재 상태와 독일 현지 시행사의 신용도 등에 대한 질의를 했지만 "해당 상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언급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답을 받았다.

한정수 기자 jeongsuhan@,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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