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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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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전자, 산업용 로봇 사업 본격화…아이폰용 카메라 생산설비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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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생산기술원, 홍콩 회사에 생산설비 수출
내부 고객 위주서 생산설비·산업용 로봇 등 B2B 사업 시동

LG전자(066570)에서 LG전자, LG디스플레이(034220), LG이노텍(011070)등 계열사의 생산 공정 개발을 담당하던 생산기술원이 외부 고객을 유치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여러 개의 부품이 한 데 모인 뭉치) 생산 설비를 홍콩 회사에 판매한 것이다. 전자업계는 LG전자(066570)가 생산설비·로봇 등의 분야 사업에 시동을 건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생산기술원은 지난달 카메라모듈 생산 설비를 홍콩의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회사 코웰에 판매했다. 코웰은 대우 출신인 곽정환 회장이 1997년 세운 회사로 지난 2008년부터 애플에 아이폰용 카메라모듈을 납품하고 있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이 쓰고 있는 카메라모듈 생산설비와 같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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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이 만든 듀얼 카메라모듈(왼쪽)과 트리플 카메라모듈(오른쪽). /LG이노텍 제공



전자업계에 따르면 코웰은 이달 초 LG전자로부터 납품받은 설비의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 코웰은 이 장비로 아이폰용 카메라모듈을 생산할 계획이다. "애플로부터 품질 인증을 받으면 LG전자제(製) 설비를 대규모로 구매·설치해 본격적인 공장 가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번에 공급하는 생산설비는 LG이노텍에 공급한 것과 동일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코웰은 LG전자에서 납품받은 기기를 이용해 카메라 렌즈가 2개 있는 ‘듀얼 모듈’ 또는 3개 있는 ‘트리플 모듈’을 생산해 애플에 납품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까지 코웰은 싱글 모듈 위주로 생산해 납품해왔다. 듀얼 또는 트리플 모듈은 동시에 여러 대의 카메라로 촬영하는 방식이라 고화질의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애플의 최신 고가 모델인 ‘아이폰 11프로’는 트리플 모듈을 탑재한다.

전자업계에서는 LG전자의 생산설비 판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그룹 내 전자 계열사들이 사용하는 생산설비, 산업용 로봇, 공장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는 곳이다. 생산 설비는 제조업체의 경쟁력이 집약된 것이라, 외부 회사에 맡길 수 없기 때문이다. LG의 전자 계열사들이 생산하는 주력 제품들 가운데 다수가 고부가가치·기술 집약적인 품목이라 범용 생산 설비를 쓸 수 없다는 사정도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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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2019년 6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전시회에 출품한 스마트폰용 부품 생산 설비를 관람객들이 보고 있다.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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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고객 위주였던 LG전자 생산기술원이 외부 판매에 나서면, LG전자가 본격적으로 생산설비,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의미가 된다. LG전자는 올해 1월부터 산업용 로봇 판매에 앞서 고객사를 대상으로 기술검증을 시작했다. 올해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외부 고객을 유치한다는 게 LG전자의 목표다. 생산설비와 공장자동화 솔루션 분야도 시장 개척에 나섰다는 게 전자업계의 분석이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의 외부 고객은 디스플레이 생산설비를 중국 회사에 수출한 것 등 몇 건에 지나지 않아왔다.

한편 LG전자의 카메라 모듈 생산설비 수출은 코웰 이외에도 다른 회사로 넓어질 수 있다는 게 전자업계의 예상이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이 만든 카메라모듈은 불량률이 낮고 품질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애플이 동일한 생산설비를 갖출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애플은 코웰 이외에 다른 업체들에게도 듀얼 또는 트리플 카메라 모듈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며 "LG전자의 생산설비가 납품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심민관 기자(bluedrag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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