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반자란자산운용은 지난달 29일 국내 판매사 신한금융투자와 만나 독일 헤리티지 DLS의 자산 매각을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지금까지 이 상품의 현지 독일 시행사인 저먼프로퍼티그룹(GPG·옛 돌핀트러스트)이 만기 연장을 통해 시간을 확보한 뒤 자산매각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원리금 지불이 또 유예되자 운용사에서 직접 나섰다.
반자란자산운용은 판매사 측에 독일 헤리티지 DLS를 시행사 파산이나 포괄적 권한위임(PoA) 절차에 따른 방식으로 자산 매각을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이 중 포괄적 권한위임 방식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사는 이를 통해 투자자산의 매각이나 개발과 관련된 모든 권한을 시행사로부터 넘겨받아 자산을 조기 매각하거나 시행사를 교체해 개발을 진행하게 된다.
GPG는 이 같은 포괄적 위임 약정 방식에 구두로 합의했으나 아직 실제 약정은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헤리티지 DLS는 시행사 GPG가 문화재(기념물보존등재건물)를 매입한 뒤 고급 주거시설 등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GPG가 사업 진행을 위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반자란자산운용의 대출 펀드가 인수했고, 이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국내 발행사들이 DLS를 만들었다. 발행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이고 판매사는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 SK증권,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이다. 신한금융투자(신한은행 복합점포 포함)가 3600억원으로 가장 많이 팔았고 하나은행은 559억원, 우리은행은 228억원가량을 팔았다.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된 독일 헤리티지 DLS 상품은 만기가 지난해 11월, 올해 1월 두 차례 연장됐다. 이후 지난달 31일 세 번째 만기에도 시행사로부터 원리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민 기자(sea_throug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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