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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美연준 금리 동결했지만…우한 폐렴 언급하며 인하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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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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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국내외 금융시장에서는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이 나왔다. 연준은 당분간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 등을 감안했을 때 연내 금리 인하로 돌아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준은 이날까지 이틀간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1.5~1.75%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한 것이다.

이와 함께 발표한 통화정책 성명서는 지난해 12월과 거의 유사했지만, 몇몇 문구에서 차이를 보였다. 일단 미국 경기의 버팀목인 국내 소비에 대한 평가를 기존 ‘강력하다’(strong)에서 ‘적당하다’(moderate)로 한 단계 낮췄다. 또한 인플레 관련 표현을 2% 목표에 ‘근접'(near)하고 있다는 걸 ‘돌아가고 있다'(returning to)로 수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 관련 문구를 바꾼 이유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2% 밑에서 머무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즉 ‘근처에’라는 표현이 2% 이하의 물가가 한동안 유지되는 것에 만족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문구에 변화를 줬다는 의미다.

여기엔 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연준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연준의 물가 목표치는 2012년부터 2%였으나,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오랜시간 목표치에 다다르지 못했다. 저물가가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물가 목표치인 2%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의미로 ‘돌아가는(returning)’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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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E(개인소비지출) 인플레이션 장기 전망치와 연방기금금리의 그래프.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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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심각한 이슈”…금리 인하 여지 남겨



주목할만한 점은 파월 의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경제 활동을 저해할 수 있는 불확실성 요인으로 지목했다는 점이다. 그는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여행 제한과 비즈니스 중단 등으로 중국, 아마도 전세계적 경제활동에 일부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매우 주의 깊게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연준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경기 둔화 가능성과, 이로 인한 통화정책의 변화 여지를 남겨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이 상당기간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기조를 유지하며 연내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파월은 지난해 미ㆍ중 무역전쟁 등이 경제에 역풍으로 작용했을 때도 금리를 세 차례 인하한 바 있다. 이번 바이러스 사태가 세계 경기를 짓누르는 주요 역풍으로 작용할 경우 역시 다르지 않을거란 예측이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가 연준이 기대하는 2% 전후 수준이 아니라 1.5%대로 성장속도가 떨어지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가계소비 둔화와 중국의 압력을 고려한다면 미국 성장률이 1.5%대로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분기 성장률이 가시화되는 4월말 이후 미국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2분기 경기반등이 예상보다 더디다면 6월 혹은 7월부터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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