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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원종건 탐냈던 한국당...미투논란 터지자 “하늘이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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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씨가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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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도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2호 원종건씨의 미투 논란이 불거지자 자유한국당 핵심관계자가 2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무슨 말일까?

지난해 12월 말 한국당은 원씨를 만나 입당을 제안했다. 박찬주 대장 영입으로 1차 인재영입 때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한국당은 새 인물을 모색 중이었다. 사회적 약자를 대변할 수 있고 꼰대 이미지를 벗기 위해 원씨가 제격이라고 봤다.

당시 만남에서 원씨는 “생각해 보겠다”며 숙고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특히 “나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직장인이다”고 말해 정치에 발을 들여놓기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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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29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두 번째 영입인재로 발표한 만 26세 청년 원종건씨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발표식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호중 사무총장 등과 함께 손으로 사랑을 그리고 있다. 원종건씨 는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관심과 사랑을 정치를 통해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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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이틀 뒤 원씨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함께 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한국당에 전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12월29일) 원씨는 민주당 2호 영입인재로 발표됐다. 당시 원씨를 접촉했던 한국당 관계자는 “그때는 인재를 뺏겼다는 생각에 분통이 터졌다. 먼저 설득하지 못한 게 후회가 됐다”고 전했다.

이후 사태가 급반전됐다. 민주당에서 영입한 다음에 원씨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정치권 주변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국당 관계자는 “우리가 영입 안 한 게 천만다행이다. 만약에 한국당에 입당하고 나서 저런 얘기가 터져 나왔으면 얼마나 공격을 받았겠냐"라며 안도했다.

학계와 정치권에선 감성에 기댄 ‘묻지마식’ 인재영입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투와 별도로 원종건 사건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정치의 이벤트화’라는 문제”라며 “판촉 이벤트가 ‘정치’를 증발시켜 버린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과 한국당) 두 정당에서 정치할 준비가 하나도 돼 있지 않은 인물을 아무런 검증 없이 경쟁적으로 영입하려 했다”며 “이 감성 마케팅은 카메라 앞에서 연출되는 허구적 이미지 속으로 진짜 ‘정치’를 사라지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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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8일 '원종건 미투 논란' 관련해 올린 페이스북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권성주 새로운보수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감성팔이 인재영입 쇼가 결국 화를 불렀다”이라며 “정당의 기능 중 하나가 정치 인재를 발굴하여 키워 배출하는 것인데, 선거 목전에 ‘스토리’에 의존한 영입쇼에 몰두하는 것 자체가 정당으로서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원씨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논란이 된 것만으로도 당에 누를 끼쳤다”며 영입인재 자격 반납과 총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이번 논란은 원 씨의 전 여자친구라고 소개한 A 씨가 전날 온라인에 원 씨로부터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는 글과 폭행 피해 사진 등을 올리면서 불거졌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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