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IGTV 화면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인스타그램이 동영상 전용 플랫폼 IGTV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놓았다가 사실상 사업을 접었다. 1~15분 분량인 '쇼트폼(short-form)'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결국 '틱톡'이라는 쇼트폼 플랫폼 강자에 밀려 대중에게 선택받지 못하면서 IGTV 버튼을 인스타그램 메인 앱에서 뺀 것이다. 틱톡 누적 다운로드는 15억건을 훌쩍 넘은 데 비해 IGTV 누적 다운로드는 고작 700만건에 그치면서 틱톡과의 경쟁에서 '참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인스타그램은 2년 전 출시했던 동영상 전용 플랫폼 IGTV 버튼을 인스타그램 메인 앱에서 빼는 개편을 단행했다. 메인 화면 상단 다이렉트메시지(DM) 버튼 옆을 차지하던 IGTV 버튼을 없앤 것이다. 그 대신 인스타그램은 전체 이용자 중 약 1% 앱에는 IGTV 버튼을 남겨뒀다. IGTV 버튼이 빠지는 대신 IGTV 영상은 메인 앱 피드 탭과 탐색 탭에서 계속해서 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 측 관계자는 "인스타그램 앱 홈 화면 오른쪽 상단에 있는 IGTV 아이콘을 클릭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우리는 항상 인스타그램을 최대한 간단하게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서 "이 같은 학습과 유저 피드백을 바탕으로 아이콘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2018년 6월 인스타그램은 자체 앱과 연동되는 IGTV 앱을 처음 선보였다. 최소 15초~최대 10분짜리 세로 영상을 올릴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앞서 2016년에 이미 선보인 중국 바이트댄스의 틱톡을 겨냥한 모델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수 4~5위권인 유저를 바탕으로 쇼트폼 영상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도 있었다. 하지만 IGTV가 별도 앱에서 구동된다는 점에서 앱 전환을 선호하지 않는 사용자들에게 선택받긴 힘들었다. 인스타그램 내 인플루언서를 영상까지 만드는 크리에이터로 만들고자 했으나 수익화 모델이 없다는 점에서 인플루언서에게도 선택받지 못했다. 또 가로 영상을 제공하지 않아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 영상을 활용해 업로드하려는 인플루언서의 사용에도 제약이 있었다. 2019년 IGTV는 가로 영상도 제공하기 시작했지만 사용자를 늘리지 못했다.
무엇보다 틱톡과의 경쟁에서 완벽하게 밀린 것으로 분석된다. 2018년 6월 이후 IGTV는 누적 다운로드 700만건을 기록했다. 반면에 틱톡은 15억5000만건에 달했다. 틱톡의 천문학적인 광고비 집행이라고 보더라도 200배 넘는 차이를 보인다.
2016년 6월 등장한 틱톡은 짧은 형태의 동영상 플랫폼을 지향한다. '15초 동영상'으로 전 세계 10대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끈 틱톡은 2019년 한 해 동안 7억건 이상 다운된 것으로 분석됐다. 데이터 통계 회사 센서타워가 밝힌 2019년 앱 다운로드 차트에 따르면 틱톡은 다운로드 8억5000만건을 기록한 와츠앱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3위 페이스북 메신저와 4위 페이스북을 모두 제친 것이다.
스냅챗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에번 스피걸도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틱톡을 두고 "인스타그램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피걸 CEO는 지난 19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연례 디지털 라이프 디자인 콘퍼런스에서 "틱톡을 사랑하며 열혈 팬"이라면서 "틱톡이 인스타그램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스타그램이 이대로 물러서진 않을 것이다. 쇼트폼 영상은 트렌드를 넘어 공식으로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를 들고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성용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