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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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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든 野든 경제 살린다는 후보 찍을것"…부동산정책엔 비판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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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연휴 민심 들어보니 ◆

매일경제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서울역에서 귀경객들이 플랫폼을 나서고 있다. [이승환 기자]


매일경제가 전국 각지의 설날 연휴 민심을 취합한 결과 4·15 총선을 앞두고 정치 개혁과 세대 교체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뜨거운 것으로 조사됐다. 여당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경제·부동산 이슈로 넘어가면 날 선 비판을 서슴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정권 심판론'을 외치면서도 야당의 행보나 보수 통합에 대해서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전국 민심의 공통된 요청은 "정쟁보다 민생을 먼저 챙겨달라"는 목소리였다.

◆ 부동산 정책 비판 한목소리

집값이 오른 곳이든 그러지 않은 곳이든, 보수 진보를 가리지 않고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비판 의견이 많았다. 대전에 거주하는 전업주부 최현아 씨(56)는 "(거주하는 곳의 집값이) 많이 올랐다" 면서 "현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너무 잘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돈 있는 사람들은 영향을 안 받는다. 무조건 집값만 잡는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방식으로는) 잡히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지역에서도 비슷했다. 송파구에 사는 이병민 씨(44)는 "개혁 마무리를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면서도 "강남권 아파트값을 잡는 것까지는 좋지만 다주택자나 투기세력 외에 실거주자에 대한 차등을 크게 줘야 한다. 그래야 집을 팔고 실거주자가 들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집값 하락 지역에서는 비판이 더 심했다. 일산에 사는 주부 김 모씨(45)는 "원래 문재인 지지자였으나 일산 집값 때문에 돌아섰다"며 "주변 엄마들 분위기로는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일산에 거주하는 40대 주부 정 모씨도 "국토교통부 장관의 '물이 나빠졌다'는 발언이 알려지면서 현 정부에 대한 민심이 더욱 나빠졌다"며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었는데 요즘엔 부동산 때문에 관심이 많아졌다. 야당 후보를 꼭 찍으러 투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포천에 사는 자영업자 서동민 씨(41)는 "포천시 소홀읍 아파트 가격은 근처 양주 옥정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오히려 4000만원가량 떨어졌다. 정부가 경기 살리기에 적극 나선다고 이야기하지만 바닥 경기는 정말 어렵다. 개선되는 걸 전혀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 의견 엇갈리는 검찰개혁

범여권이 추진 중인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여수에서 양식업을 하는 박성현 씨(49)는 "20대 국회에서 개혁입법을 처리하는 데 애를 먹는 것을 보니까 문재인정부 성공을 위해서는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확실하게 이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북 음성 출신인 신현달 씨(67)는 "지금 과도하게 수사를 이끌어가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제"라고 했다. 대전에 사는 최 모씨(50·자영업)는 "조선시대에도 좌포청·우포청이 있어서 서로 견제가 됐는데 지금은 유일한 기소권을 가진 검찰에 대한 견제가 전혀 없다"며 검찰 불신을 나타냈다.

반면 부산에 사는 직장인 정 모씨(45)는 "문재인 정권을 지지하는 입장이나 검찰개혁 과정을 보면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어 본래 취지가 훼손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울산에 사는 직장인 최 모씨(48)도 "검찰개혁은 정당성이나 순수함보다 정치적 보복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극단으로 치닫는 모양새가 보기 좋지 않다"고 했다.

창원에 사는 조 모씨(48·회사원)는 "정부의 최근 검찰개혁 추진 내용을 보면 대통령이나 장관이나 야당 시절 했던 얘기와는 달라 '내로남불'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무소불위 권력을 가진 검찰개혁은 필요하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정부·여당이 최근 추진하는 게 공론화 과정 없이 너무 급작스럽게 진행된 듯하다"고 비판했다.

◆ 투표 기준은 경제>인물>정당

설 연휴 밥상머리 화두는 경기 회복에 대한 소망이었다. 전남 광주의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이건형 씨(28)는 "기업이 어떻게 망가져가고 있는지 정치인들은 관심조차 없는 것 같다"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경제를 살리겠다는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고 말했다. 춘천에서 사는 김 모씨(37·자영업)는 "경제는 민심과 직결된다"며 "지갑은 열지 않고 과도한 임금 인상으로 부담을 느낀 사업자들은 종업원을 줄이고 있다. 지역에서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목포에 사는 박 모씨(78)는 "누가 여당, 야당이 되든 경제 살리기가 우선이다. 지방 경제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지방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사람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 자영업을 하는 양승훈 씨(40)도 "요즘 전통시장에 가보면 문재인정부를 비판하는 상인들 목소리가 커졌다"며 "그만큼 경제가 나빠지면서 부산 민심마저 흉흉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충남 대전에 사는 최 모씨(50·자영업)도 "안철수에 대한 기대는 새로운 정치였는데 신선함이 이미 떨어져 크게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 천안에 사는 유 모씨(76)는 "요즘 정치인들은 나라 걱정보다 선거에서 이기는 생각만 하는 것 같다"며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좀 더 지켜본 뒤 투표할 생각"이라고 관망론을 제시했다.

춘천에 사는 김재경 씨(60·자영업)는 "이번 총선의 화두는 야당 심판"이라며 "그동안 야당이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왔기 때문에 우리나라 정치가 후진국 수준을 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치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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