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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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이인영·우상호 ‘맑음’=전임자(홍영표 전 원내대표)가 남긴 과업을 ‘완수’한 이인영(서울 구로갑·3선)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 안에서 ‘개선장군’으로 통한다. 보수 야당과 외부의 비판이 있긴 하지만,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이 원내대표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던 이들조차도 ‘이인영 리더십’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전대협 초대 의장 출신으로 86 정치인의 대표 격인 그는 재선의원 시절부터 선거 때마다 ‘2선 후퇴론’ ‘험지 출마론’의 단골손님이었다. 19대 때는 이동학 당 혁신위원이 그를 콕 집어 “선배님께서 당이 찾아야 할 활로가 되어주시는 건 어떻습니까”라며 약세 지역에 출마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후 이 원내대표에게는 고향인 충북 충주 출마설이 꾸준히 따라다녔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원내대표에게 ‘자발적 희생’을 요구하는 이를 찾아보기 힘들다.
2016년 12월 9일 우상호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 첫번째)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방청석에 앉은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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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내대표와 함께 전대협을 이끌었던 우상호(서울 서대문갑·3선) 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는 20대 국회 1기 원내대표 시절이던 2016ㆍ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대선 승리라는 큰 변곡점을 무난히 이끌었다는 평가가 많다. 추미애(현 법무부 장관) 당시 당 대표와 보조를 맞추면서 탄핵 이후의 대야 관계도 원만히 관리했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86 퇴진론이 공개적으로 제기됐을 때 우 의원이 “모욕감 같은 것을 느낀다”고 말한 건 이런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우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이성헌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의원과 6번째 맞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역대 전적은 우 의원이 3승(17·19·20대) 2패(16·18대)로 우위다. 우 의원과 가까운 한 여권 관계자는 “최근 2차례 선거에서 내리 승리한 우 의원 입장에서는 이 전 의원이 출마하는 것을 오히려 반길 것”이라고 전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2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정강정책 방송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TV 캡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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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임종석 ‘안개’=지난해 11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도권 정치를 떠난다”고 밝힌 임종석(전대협 3기 의장)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행보는 불투명하다. 지난 16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임 전 실장을 만나 “결심을 돌려 이번 총선에서 뛰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임 전 실장은 지난 21일 민주당 정강정책 방송연설에서 “총선 불출마”를 거듭 언급하며 거절 의사를 드러냈지만, 이튿날엔 이 대표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제가 모시려고 그런다”며 공개 ‘러브콜’을 보냈다.
실제 민주당은 임 전 실장을 전략지역인 서울 광진을 후보군에 포함해 여론조사를 돌렸다. 한국당의 유력 차기 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한창 밭을 일구고 있는 곳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당 입장에서는 선거법 개정으로 지역구 1석이 아쉬운 상황에서 경쟁력이 월등한 임 전 실장을 내버려 둘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당의 교통정리를 기다리다 떠난 임 전 실장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전 실장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둔 점은 변수다. ‘안개’가 언제든지 ‘먹구름’으로 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검찰이 해당 사건의 ‘최종 결재자’로 임 전 실장을 지목하고 있는 만큼, 임 전 실장의 신분이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병도 청와대 전 정무수석(왼쪽부터), 복기왕 전 정무비서관 등이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총선 입후보자 교육연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강래 전 도로공사 사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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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한병도·백원우 ‘먹구름’=이미 먹구름이 드리운 이들도 있다. 같은 사건으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 사건의 중심에 선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얘기다. 한 전 수석은 1989년 원광대 총학생회장을, 백 전 비서관은 88년 전대협 연대사업국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이다. 일찍이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함께 불출마를 선언한 백 전 비서관은 당 총선공약기획단 부단장으로 물밑에서만 활동 중이다.
반면, 한 전 수석은 지난해 12월 17일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로부터 ‘적격’ 판정을 받아 전북 익산을에 예비후보 등록까지 마쳤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검찰이 지금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게 너무나 명백하기 때문에 별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에서는 “어쨌든 검찰 기소가 임박한 상황에서 한 전 수석이 정상적으로 총선을 치러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시각도 많다.
④송영길·김민석 ‘다소 흐림’=총선 출마까지는 ‘적신호’가 없지만, 몇 가지 변수와 얽힌 이들이다. 84년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 송영길(인천 계양을·4선) 민주당 의원은 당으로부터 인천 연수을 차출을 요구받고 있다. 이곳 현역인 민경욱 한국당 의원에 맞서 정일영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도전장을 냈지만, 이정미 정의당 의원도 출사표를 내면서 표가 분산됐기 때문이다. 인천시장을 지낸 송 의원을 투입, 일종의 ‘자객 공천’ 효과를 보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송 의원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을 지낸 김민석 전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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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 영등포을 출마를 선언한 김민석(85년 서울대 총학생회장) 전 민주연구원장은 이곳에서 15·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러나 2002년 노무현 당시 새천년민주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세일 때, 월드컵 바람을 타고 급부상하던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 캠프에 합류한 이력을 당 핵심 지지층은 여전히 '꼬리표'처럼 인식하고 있다. 그는 추미애 장관이 당 대표일 때 당직을 맡아 정치권 중심으로 복귀했다. 현역 재선의원이자 서울대 선배인 신경민 의원과 경선도 만만찮은 과제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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