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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마음 편하게 먹으면 생겨” 난임부부에게 설 덕담도 상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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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모이는 설 명절 피해야 할 말들

중앙일보

임신테스터 이미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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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즐거운 명절, 정신과 전문의들은 이때를 ‘요주의 기간’이라 말한다. 평소 자주 얼굴을 보지 못하던 가족이 모여 반갑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이 모이다보니 갈등이 발생하기 쉬워서다. 가족간 폭력과 같은 극단적인 사건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정상적인 가족 간의 대화는 마음의 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이 된다. 반면 마음의 의지가 되어야할 가족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덕담이라고 건네는 말 한 마디에 소중한 가족이 상처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이동우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윤제연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건강한 마음으로 명절을 보내기 위한 주의사항을 정리했다.

1. ‘답정너’ 질문은 피해라

오랜만에 만난 가족에게 “올해는 결혼하는거니” “취업 준비는 어떻게 되가니” “집 값은 좀 올랐니” 등 답이 '네' 아니면 '아니오' 식으로 정해져 있는 질문은 피하자.

나는 진심으로 궁금하고 걱정돼서 하는 질문이라도 상대가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라면 스트레스만 주게 된다. 대화의 시작은 ‘열린 질문’으로 하자. “요즘 어떻게 지내니” 처럼 상대가 답할지 말지, 더 대화를 이어갈지 말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2.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이야기”는 상처만 된다

결혼한 뒤 상당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이가 생기지 않는 부부에게 “병원에는 가봤니. 마음 편하게 먹으면 아이가 생긴다더라”는 식의 말을 쉽게 하는 이들이 있다.

입시를 앞둔 수험생에게 “시험 준비는 잘돼가니 목표는 정했니”라거나, 그렇지 않아도 취업 준비로 스트레스를 받는 취업준비생에 “공무원 시험만 고집하지 말고 부모님도 나이 들어가시는데 작은 회사라도 취업해서 독립해야지”라는 등의 조언을 가장한 비판은 그만 둬라.

상대방의 아픔을 들추는 말은 아무리 좋게 포장해도 상처를 주는 나쁜 말에 불과하다.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이야기”는 이제 접어두자.

3. 단톡방 명절 인사 자제하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처럼 단체 카톡방에서 인사차 건네고 받는 말도 스트레스 요인이다. 가족들이나 회사 동료들이 모인 단체 카톡방에서 하는 명절 인사는 접어두자. 명절 연휴엔 단톡방도 쉬도록 두자.

4. 갈등이 생기더라도 확전은 금물

가족이나 부부간에 싸움이 벌어져도 넘어선 안되는 선이 있다. 상대방이 잘못했다면, 그 부분에 대한 지적에서 끝내야 한다.

“너가 그렇지” 혹은 “당신이란 사람은 항상 이런 식”등 상대의 인격을 무시하는 말은 싸움을 키운다. “당신네 식구들” “니네 집” 처럼 상대와 가족을 싸잡아 비난하는 말은 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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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는 모인 식구만큼 갈등이 깊어지기 쉽다.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 명절증후군을 극복하는 첫걸음이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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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비교하지 말자

가족간에 비교하는 발언은 절대 하지 말자. 남녀노소 누구든 남과 비교하는 말에 큰 상처를 받는다. “우리 OO이는 이번에 특목고 가는데 너희 애는 왜 일반고를 갔니”나 “둘째 사돈은 이번 명절에 한우선물세트 보내주셨더라”는 식의 비교하는 말은 삼가는 것이 좋다.

6. 가족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자

내 이야기만 하기보다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경청하자. 힘들어하는 가족이 있다면 충분한 시간은 들여 이야기를 들어주자. 상대의 입장에서 잘 듣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자.

7.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자

“음식은 어머니가 다 하고 당신이 하는게 뭐가 있냐”거나 “당신집에 가는데 운전이 뭐가 그리 힘드냐” 등 상대방의 노력을 무시하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상대가 노력하고 고생한 점을 치켜세워줄 필요가 있다. “운전하느라 고생했지” “당신 덕분에 제사 잘 치렀다” 등 고마운 마음을 따뜻한 말로 표현하자.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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