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시각 자유한국당 지도부도 서울역 KTX 승강장에서 귀성 인사를 했다.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은 오가는 시민들에게 “잘 다녀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했다. 하지만 이를 다 반기지는 않았다. 그곳을 지나가던 몇몇 시민은 “도움도 안 되는 사람들이 길을 막고 뭐하는 거냐”고 화를 냈다.
여야는 설 민심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4ㆍ15 총선을 앞두고 마지막 명절 연휴(24~27일)인 만큼 이 기간에 전국적으로 어떤 민심 변화 생길지가 표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설 밥상에 오를 4가지 이슈를 정리해 봤다.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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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검찰 학살 대 검찰 정상화=설 연휴 직전에 이뤄진 윤석열 사단 교체가 일단 정국 최대 이슈다. 앞서 법무부는 윤석열 총장과 가까운 대검 참모들을 좌천성으로 발령낸 데 이어, 23일 청와대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차장급 검사도 모두 교체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가족 비리ㆍ감찰 무마 의혹과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지휘한 일선 검찰청 차장검사를 동시에 교체한 것을 두고 한국당은 “대학살이자 명백한 수사방해”(심재철 원내대표) 등 성토를 쏟아내고 있다. 한국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직권남용으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민주당은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인사를 단행했다는 입장이다. 검찰 내부의 반발 움직임은 “일부 정치 검사의 항명”으로 본다. 이해식 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이 정상 검찰로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실질적 기반이 다져진 인사”라고 평가했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지난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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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야권 단일화=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을 중심으로 한 통합 논의도 설 밥상에 오를 얘깃거리다.
주목 포인트는 황교안-유승민이 언제 만나느냐다. 앞서 황 대표는 23일 조찬 회동을 제안했지만 유 의원이 일단 거절한 상태다. 하지만 통합 논의에 힘이 실리면서 빠르면 설 연휴 기간 전격 회동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통합 신당 창당 시 지도체제가 어떻게 재편될지도 관심사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22일 황 대표에게 집단지도체제를 거론했다. 여러 정당이 합쳐지는 만큼 여러 인사가 지도부를 이뤄야 한다는 논리다.
공동 선거대책위도 거론된다. 총선이 80여일밖에 안 남은 상황이기에 지도부를 아예 공동 선대위로 하자는 주장이다. 일각에선 지도부 2선 후퇴 얘기도 나온다.
2018년 1월 7일 '여수 마라톤대회'에 나란히 참석했던 당시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왼쪽)와 안철수 대표. [연합뉴스] |
③호남 정치권 어디로=안철수 전 대표의 정치 복귀로 호남 정치권은 더 복잡해졌다. 바른미래당이든, 대안신당이든, 민주평화당이든 호남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의원들에게 안 전 대표의 정치복귀는 적지 않은 변수다.
안 전 대표가 귀국 바로 다음 날 안철수계 비례대표,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과 함께 광주 5.18 묘지를 찾았다.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등 진보성향이지만 현 정부에 반대하는 인사도 잇달아 접촉했다. 하지만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안철수에게) 광주는 이제 속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를 뺀 호남계 통합론도 나온다. 유성엽 대안신당 의원은 지난해 말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호남 무소속 의원들에게 제3지대 통합을 위한 원탁회의를 제안한 바 있다. 다만 간판 선수가 없고, 호남에서 민주당 우위 지속 현상은 호남계를 초조하게 만드는 요소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가 23일 서울역에서 귀성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황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김성태 의원, 나경원 의원, 정우택 의원.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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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황교안의 선택은=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23일 종로 출마를 공식화하며 "(황교안 대표와) 신사적인 경쟁을 펼쳤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일종의 기선 제압이다.
황 대표로선 다소 궁색한 상황이다. 종로에 출마하자니 "떠밀리는" 듯한 상황이요, 다른 험지를 택하면 "도망갔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타이밍이 늦었다" "외통수에 걸렸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결국은 보수통합에서 복안을 찾아야 한다는 진단이다. 새보수당과 통합뿐 아니라 보수진영 상당 부분을 합치게 되면 새롭게 총선 구도를 짤 명분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낙연 전 총리가 이미 황 대표와의 맞대결을 공공연하게 밝히는 상황에서 이를 피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현일훈ㆍ하준호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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