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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정치권 보수 진영 통합

“험지 출마, 억울해도 받아들이는게 정치인 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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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 인터뷰

동아일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싸움은 총선에서 이긴 뒤에나 하자. 나는 탄핵을 찬성했든 반대했든 그 이후 어떤 책임 있는 행동을 했느냐를 주목할 것이다.”

자유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23일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생각과 공천 기준의 일부를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단행된 법무부의 검찰 인사에 대해 “대놓고 검찰을 권력 하수인으로 만들겠다는 건 독재 정권에서도 없던 일”이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면 총선에서 개헌 저지선(101석)을 사수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공관위는 1차 회의를 열고 30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후보 신청을 받기로 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황교안 대표 사퇴를 요구한 김세연 의원이 공관위원에 선임된 게 가장 큰 화제다. 왜 그를 뽑았나.

“당초 당내 인사는 사무총장 한 명만 넣으려고 하다가 주류를 상징하는 총장과 결이 다른 사람을 기용해야 여러 생각들을 ‘섭취’할 수 있겠다 싶었다. 혁신과 통합이 없으면 어떻게 총선에서 이길 수 있겠나. 내 안중엔 누가 친박(친박근혜)이냐, 비박(비박근혜)이냐 하는 건 전혀 없다.”

―당 해체 요구 등 김세연 의원의 주장에 동의하나.

“불출마를 결심하고 물러나는 마당에 무슨 소리를 못 하겠나. 그게 100% 옳은 소리는 아니라도 민주주의와 경제가 무너져 가는 걸 볼 수만 없다는 생각이 같았기 때문에 나도, 김 의원도 참여한 것이다.”

―총선의 의미와 목표치를 제시해 달라.


“이번 총선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선거다. 청와대에 대한 수사를 막겠다는 오늘 검찰 인사는 최순실보다 더한 권력 사유화이자 법치 농락이다. 총선에서 여당과 2, 3, 4당이 개헌선을 확보하는 게 가장 큰 걱정이다. 한국에 ‘히틀러 총통’을 만들 처참한 결과는 결코 오지 말아야 한다. ‘밉더라도 한국당에 개헌 저지선만큼은 달라’고 호소해야 한다.”

―탄핵 이슈로 보수진영 전체가 4년 넘게 몸살을 앓고 있다. 탄핵에 대한 선택이나 입장이 공천에 영향을 미치나.

“지금 그걸(탄핵 문제를) 시비한다는 것은 웃기는 소리다. 하지만 탄핵의 연장선상에서 이어진 지난 4년간의 행보, 정치인으로서의 책임의식, 그 이후의 행위나 발언들은 고려하고 참고할 것이다.”

―지난해 ‘패스트트랙 충돌’ 과정에서 기소당한 의원들은 어떻게 하나. 한때 공천 가산점을 준다고도 했는데….


“원내대표들에게 받은 자료를 (공천 자료로) 참고할 것이라는 말로 답을 대신하겠다. 늘 여당은 청와대에 잘 보이면 공천 받고 야당은 보스에게 잘 보이면 공천 받는 식이니 국회에 들어와도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좋은 국회의원은 상임위원회에서 좋은 의정활동을 하는 사람이다. 그 과정에서 물리적 싸움도 피치 못할 때는 하는 게 야당의 숙명이다.”

―홍준표, 김태호 전 의원 등 중진들이 고향에서 출마하겠다고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공동묘지에 가면 억울한 사연 없는 무덤이 하나 없다. ‘나는 고생도 많이 했는데 (험지에 출마해서) 죽으라는 거냐’면서 편한 고향 땅으로 가면 거기서도 떨어진다. 정치인은 자기의 억울함을 뛰어넘어 과감히 받아들이는 게 숙명이다.”

―보수통합 문제는 어떻게 진행돼야 하나.

“통합의 탈을 쓰고서 개인이 살기 위한 과정이 진행된다면 마이너스 효과가 날 것이다. 일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그런 모습으로 비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민주주의를 살리는 명분이 있는 통합이어야 한다. 안철수 전 의원도 국민들이 ‘통합을 하라’고 하는데 별로 납득이 안 되는 논리로 ‘못 하겠다’고 하면 지지율이 내려갈 것이다. 안 전 의원이 글로벌 차원의 식견을 쌓았기 때문에 한국 정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우열 dnsp@donga.com·조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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