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송철호 울산시장 조사
임종석, 설연휴 지나고 조사할듯
총선 영향 고려 내달 수사 마무리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로 지난해 11월 26일 서울중앙지검으로 관련 사건을 재배당한 뒤 55일 만에 검찰은 송 시장을 불러 조사했다. 송 시장에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28일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을 조사한 데 이어 이달 3일 한병도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조사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설 연휴 뒤에 조사하면 검찰은 송 시장의 당선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조사를 마무리하게 된다.
청와대의 자치발전비서관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 거부와 검찰 중간 간부 인사 등으로 수사에 일부 차질이 있지만 검찰은 올 4월 국회의원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다음 달에는 수사를 끝낼 계획이다.
2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이날 오전 10시경부터 송 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송 시장은 당초 참석할 예정이었던 현대자동차 성금 전달식 등에 참석하지 않고, 휴가를 내고 상경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송 시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크게 세 갈래다. 우선 송 시장의 핵심 측근인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송 시장의 경쟁자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낙선을 위해 청와대에 김 전 시장의 측근 비위 첩보를 제보해 경찰이 하명(下命) 수사를 하도록 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지방선거 직전 김 전 시장 측근에 대해 집중적인 수사를 벌인 황운하 경찰인재개발원장(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의 조사 시기도 조율하고 있다.
송 시장 측이 김 전 시장의 공약이었던 ‘산재모(母)병원’이 예비타당성(예타)조사에 탈락하는 사실을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미리 듣고 공공병원 등을 대신 공약으로 준비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은 당헌 당규상 불리한 처지였던 송 시장이 당내 경선을 거치지 않고, 단수 후보로 공천된 과정에 청와대와 여당의 지원이 있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이 확보한 송 전 부시장의 2017년 10월자 업무수첩에는 임 전 비서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송 시장에게 지방선거 출마를 권유했다고 적혀 있다. 송 전 부시장의 같은 달 업무수첩엔 임 전 비서실장에게 당시 송 시장의 당내 경선 경쟁자가 될 예정이었던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교체 건을 설명해야 한다는 취지도 쓰여 있다. 검찰은 임 전 비서실장의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인데, 설 연휴 이후에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선 이번 수사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의 신봉수 2차장검사와 김 태은 부장검사가 23일 발표될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교체될 가능성이 있어 윤 총장이 그 전에 최대한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황성호 hsh0330@donga.com·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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