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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3 (토)

[사설]中 밀어내기 수출 위해 배 싹쓸이… 韓 운송 어려워 수출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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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선들이 하역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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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제품 밀어내기 수출’에 나선 중국이 수출 선박을 싹쓸이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심각한 물류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수출기업 162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곳 중 7곳이 최근 해상운임 급등과 컨테이너선 품귀 등으로 물류난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62%는 팬데믹 위기 때와 맞먹거나 더 심각한 물류난을 체감한다고 호소했다.

이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 전쟁 선포 이후 중국이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기계·부품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미국으로 가는 컨테이너선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컨테이너선은 중국에서 절반 이상을 채운 뒤 한국을 거쳐 미주 시장으로 향하는데, 중국 제조업체들이 8월 미국의 관세 인상 조치 시행 전에 밀어내기 수출을 서두르려고 웃돈을 주고 배를 싹쓸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국내 중소·중견 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값을 치르고 항공 운송으로 대체하거나 별다른 대안이 없어 발만 구르는 실정이다. 수출기업의 74%는 최근 선적 실패로 납기에 차질을 빚었다고 한다. 가뜩이나 중국의 초저가 덤핑 수출로 매출과 수익성이 악화된 국내 기업들이 중국발 물류난으로 인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물류난이 쉽사리 진정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미중 통상 갈등이 격화되면서 중국의 ‘제3국 헐값 밀어내기’가 더 기승을 부릴 것이란 우려가 크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홍해 물류 사태와 파나마운하 운항 차질 등도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 미국 서부로 가는 해상운임은 이미 한 달 새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정부가 이에 대응해 선박 10척 투입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하반기 투입하는 신조 컨테이너선은 이미 예고된 것이어서 하나 마나 한 대책이라는 지적마저 나온다. 3분기부터 소비가 급증하는 미국, 유럽 시장을 겨냥해 중간재와 완성품을 대량 생산해둔 수출기업들은 대목을 놓칠까 우려하고 있다. 경제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수출 환경이 악화되지 않도록 더 과감한 선박·물류비 지원이 필요하다. 물류비 급등이 인플레이션으로 옮겨붙지 않도록 물가 관리에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국내 제조업 기반을 지키기 위해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에 공세적 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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