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1세대의 가장 큰 공통점은 불굴의 도전정신과 개척정신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는 것이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이봐, 해봤어'로 대표되는 정주영 회장은 500원 지폐 속 거북선으로 외자를 유치해 울산 미포만 모래밭에 조선소를 세웠다. 이병철 회장은 1983년 모두가 무모하다고 뜯어말렸던 반도체 산업에 뛰어들어 세계 1위 기업으로 키워냈다. 창업 1세대가 하나같이 신념으로 삼았던 것은 사업을 통해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한다는 '사업 보국' 정신이었다. 신 명예회장이 외교 행낭에 자금을 숨겨 들여와 롯데호텔을 지은 것이나 1931년 포목점으로 사업을 시작한 구인회 회장이 생필품과 TV를 만들어 보급한 것은 나라를 위한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인재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최종현 회장은 '돈보다 인재'를 강조했고 삼성도 '인재제일'을 경영이념으로 삼았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가 반세기 만에 세계 6위 수출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불도저 같은 돌파력으로 경제발전을 이끈 창업 1세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이 초석을 튼튼히 다져줬으니 지금 기업인들은 더 잘해야 할 텐데 어찌 된 일인지 기업가 정신은 급격히 쪼그라들고 있다. 팽배해진 반기업 정서와 각종 규제로 기업의 기는 눌릴 대로 눌린 상태다. 그런 탓에 기업들은 모험보다 안정을 추구한다. 창업 1세대들이 불모지에서 만들어낸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풀어 기업가의 야성을 되살려야 한다. 기업인들이 자유롭게 도전과 모험을 할 수 있어야 비로소 혁신이 물결칠 수 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