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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정세현 "막말 해리스,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배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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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스파이·전범에게 적용되는 '기피 인물' 절차 들어 '해리스 때리기'
"北, 최근 다른 나라들과 '반미 통일 전선' 형성해 유엔제재 뚫으려 시도"
"남북 사업, 외교장관이 적극 발언하고 통일장관이 북쪽으로 올라가면 돼"

조선일보

정세현<사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20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 대사를 향해 "이렇게 험한 말을 하고, 주권을 침해하는 행동을 하면 '페르소나 논 그라타(PNG·Persona Non Grata)' 즉 기피 인물로 분류가 돼서 배척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페르소나 논 그라타는 비엔나 협약에 의거해 외교 사절 등을 파견받은 국가가 일방적으로 '기피 인물'이라고 선언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파견 국가는 그 인물을 소환 조치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페르소나 논 그라타는 외교관의 스파이 행위가 발견되거나 과거 전범 전력 등이 확인될 때 선언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우리 정부의 대북 개별관광 추진에 대해 "한미 워킹그룹에서 협의해야 한다"고 한 해리스 대사가 이에 해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 부의장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비엔나협약에 의해서 외교관들은 면책특권이 다 보장이 되고 협약에 의해서 아그레망(주재국의 사전 동의)을 받고 들어온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부의장은 "'페르소나 논 그라타'가 될 것 같으니까 미 국무부가 불을 끄려고 난리가 났다"면서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가장 신뢰하는 대사'다 (라고 하면서 난리가 났다)"고도 했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최근 해리스 대사에 대해서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한다면서 신임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날도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VOA(미국의 소리)에 "미국은 남북협력을 지지한다"면서도 "남북협력이 반드시 비핵화의 진전과 보조를 맞춰 진행되도록 한미 실무그룹을 통해 조율하고 상의한다"고 밝혔다.

정 부의장은 최근 북한 외무상에 기용된 리선권 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언급하면서 "전혀 외교적이지 않은 사람"이라며 "입이 걸다(거칠다). 아마 해리스 급"이라고도 했다.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오찬 중 우리 기업인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고 했던 리선권을 해리스 대사에 빗댄 것이다. 정 부의장은 "(미국) 워싱턴포스트나 뉴욕타임즈, CNN 같은 소위 저명한 언론 매체들이 난데없이 우리 한국 사람들이 그 사람의 출생과 외모 때문에 (해리스 대사를 비판하는 것처럼)해서 미국으로 쏠리는 비판의 눈초리를 돌리려고 한다"며 "물타기"라고 했다.

정 부의장은 또 "미국 대사가 무례하게 발언을 하고 주권 침해적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분개하기 전에 챙겨봐야 될 일이 있다"면서 "(우리가) '이 동네에서는 이렇게 해도 돼'라는 생각을 갖도록 만든 측면은 없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우리나라에서 미국통이라고 하는 학자들, 또는 대통령이 종북 좌파에 둘러싸여 있다고 이야기하는 국회의원들, 정치인들이 이런 오만함을 부추긴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정 부의장은 북한이 최근 해외 주재 대사들을 불러들인 것과 관련, "새로운 외무상 지휘하에 반미 국제 통일전선을 본격적으로 전개하면서 외교 부분에서 어려운 점을 돌파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미국과 사이가 안 좋고 미국에 어깃장 놓는 나라들도 많이 제법 있는데 그런 나라들과의 소위 통일전선을 형성해서 미국의 대북압박과 유엔 제재를 뚫고 나가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도 했다. 그는 우리 정부의 개별관광 사업 추진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협력을) 치고 나가겠다고 했으니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적극적으로 발언을 하고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북쪽으로 올라가면 된다"면서 "대통령이 예시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 된다"고 했다.

[윤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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