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정치권 보수 진영 통합

“황교안 대표 공천도 공관위가 결정” 작심한 김형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에 취임 “야당이 역할 못 해 나라 치우쳐”黃체제 직격
한국일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된 김형오 전 의장과 회동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공관위) 위원장이 17일 취임 일성으로 “누구에게도 휘둘리거나 간섭 받지 않는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을 하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공천도 공관위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못 박았다. 공천 때마다 논란이 됐던 당 대표를 중심으로 한 공천 지분 문제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라, 향후 적지 않은 당내 반발이 예상된다.

평소 ‘깐깐한 원칙주의자’로 평가 받는 김 위원장의 이날 발언에는 단호함이 묻어났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이 싫어서 떠났던 사람인데, 야당이 야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해 나라가 한 쪽으로 치우쳐졌다”고 황 대표 면전에서 ‘황교안 체제’를 직격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한국당 연찬회 강연에서도 대안 없는 한국당의 장외투쟁을 지적하며 “지금이 죽기에 딱 좋은 계절”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무엇보다도 공천 전권을 쥐고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죽을 자리를 찾아왔다는 생각이다”, “전권 없이 어떻게 간섭을 받으면서 일을 하겠나”, “공관위의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지고 나갈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 공천에 대해서도 “출마 여부는 본인 생각이지만 출마가 결정된 후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전략적이고 효과적인지 여러 각도에서 고민하겠다”고 주도권을 공관위가 가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정말 아끼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한테도 칼날이 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공관위원장을 수락할 때 번민하고 고민했다”고 말해 대대적인 인적쇄신도 예고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공관위원장 이후의 정치 행보를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지도부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공천을 관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황교안 대표와 첫 회동을 하며 서민의 삶을 담은 그림을 선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구체적인 공천 방식으로 ‘한국형 완전국민경선제’를 꺼냈다. 그는 “한국형 완전국민경선제를 실현해서 정치 신인이 진입장벽 때문에 턱을 넘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며 “청년과 여성에 핵심 방점을 두고 ‘물갈이’라기보다도 ‘새 물고기’(신인)를 많이 영입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당원이 아닌 일반 국민이 경선에 참여해 후보를 선출하는 ‘완전국민경선제’는 특정인의 공천개입 가능성은 차단한다. 하지만 인지도 높은 현역 의원에게 유리하다는 평가가 있어 ‘정치신인을 많이 영입하겠다’는 구상과는 배치된다는 얘기도 나왔다. 때문에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당원 동원력이 취약한 새보수당은 한국당과 통합 시 지역구 경선을 ‘100% 국민투표’에 맡기는 공천룰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공관위원장이 대표에게 그림을 선물하는 이색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시장 상인이 아이에게 포도를 건네는 장면이 담긴 박지오 화백의 그림을 김 위원장이 황 대표에게 건넨 것이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측 관계자는 “서민을 위한 공천을 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