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보수통합, 며칠째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보수통합이 과연 선거 전에 될 지, 의문도 커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보수당은 한국당에게 "당 대 당 통합 논의에 나설 것"을 거듭 요구하는데, 일단 자유한국당은 이른바 '혁통위', 혁신통합추진위를 통해서 논의하자는 입장이어서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오늘(17일) 야당 발제에서 이 문제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오늘 발제는 삼수라는 키워드로 해보려고 합니다. 재수, 삼수 할 때 그 삼수는 아닙니다. 참고로 저는 재수를 했습니다.
#삼수_키워드 ① 보수
삼수, 세 가지 수. 첫 번째는 바로 '보수'입니다. 보수 통합 논의가 삐거덕거리는 수준을 넘어서서 아예 파투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태경/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 : 황교안 대표가 정말 진심으로 '통합' '새 집'. 새 집을 함께 지을 새보수당과 양당 협의체를 하겠다는 답변을 조속히 하십시오. 만약 답변을 거부할 경우 새보수당은 한국당을 통합 반대세력으로 규정… 우리도 중대 결단을 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새로운 보수당이 며칠 새 단단히 화가 났습니다.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인데 통합 논의가 기대와 다르게 진행된다고 판단한 겁니다. 통합을 결혼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하태경/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 : 결혼하자면서 양가 상견례는 거부하고 일가친척 덕담사만 다니자는 겁니다. 통합을 하자는 것보다 통합 시늉만 하고 있습니다. 행동으로는 통합 안 하자는 쪽에 가깝습니다.]
한국당은 새보수당의 이 같은 요구에 아직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당 의원들 개별적인 의견을 들어보면 새보수당과의 일대일 통합 기구보다는 혁통위에 무게를 실어주는 분위기입니다.
[김재원/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물밑협상을 한다는 것 그 자체를 막을 일은 아니겠지만 그러나 어렵게 추진된 이 보수통합추진위원회에서 여러 가지 허심탄회한 논의가 되고, 또 거기에서 합리적인 안이 도출되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기본적으로는 기존 틀을 유지하는 것이 맞죠.]
[김상훈/자유한국당 의원 : 통합에 관련된 기본적인 논의는 이 혁통위가 중심이 돼서 플랫폼 역할을 하도록 하고 정당 간의 협의는 물밑접촉을 통해서 비공개적으로 간극을 좁혀 나가는 게 좋겠다.]
새보수당은 오늘 혁신통합추진위 회의도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새보수당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기도 했던 박형준 위원장은 "사퇴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박형준/혁신통합추진위원장 : 저는 개인적으로 통합만 되면 사퇴가 아니라 뒤주에라도 들어갈 각오가 돼 있습니다. 제가 어떤 공명심도, 어떤 정치적 선입견도 갖지 않고 이 일에 임했고 누구를 유리하게 하겠다는 생각도 조금도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해드립니다.]
#삼수_키워드 ② 철수
두 번째 수 바로 '철수'입니다. 이제 더 이상 철수하지 않겠다는 안 철수, 안철수 전 대표 소식입니다. 내일모레 19일에 돌아온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안철수 전 대표 복귀에 맞춰 출간할 책의 내용도 조금씩 알려지고 있습니다. 다음 주 수요일 출간 예정인데요. 이미 표지는 일찍 공개가 됐습니다.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을 안 전 대표가 바라보는 모습의 디자인인데요. 브란덴부르크 문은 독일 분단 시절 동베를린, 서베를린의 경계였고 지금은 베를린의 상징과 같은 건축물이죠. 책에는 자신의 정치 인생에 대한 소회도 담겼다고 하는데요. 2018년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선 "승산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도 했습니다.
[안철수/전 국민의당 대표 (음성대역 / 출처 : 헤럴드경제) : 나를 믿고 함께한 출마자들에게 인간적 도리를 다하기 위해 지방 선거에 나왔다.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정치권에 발을 들인 이후 뜻대로 풀리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안철수/전 국민의당 대표 (음성대역 / 출처 : 헤럴드경제) : 7년이 지난 지금 실패와 패배, 실망과 비난, 그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내가 더 잘했어야 한 부분들에 대해 느끼는 책임감은 나를 심하게 짓눌렀다. 내 눈앞에 아른거린 우리 미래가 너무 암울해서 어떻게든 바꿔보고 싶었는데 잘 되지 않았다.]
사실 여전히 안철수 전 대표 특히 정치인 안철수에 대한 평가는 엇갈립니다. 또 안 전 대표의 복귀에 대해서도 기대와 무관심, 실망 등이 공존합니다. 이번 총선에서 안 전 대표가 어떤 역할을 할지에 따라 안 전 대표 자신의 정치 인생도 좌우될 가능성이 큽니다. 좀 더 지켜보죠.
#삼수_키워드 ③ 감수
마지막 수 이건 사실 약간 억지스러운데 그래도 뜻은 통합니다. '감수'로 잡았습니다. 책망이나 괴로움 따위를 달갑게 받아들인다는 뜻이죠. 한국당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말입니다.
[김형오/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 :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져 나갈 것입니다. 모든 비난과 비판 감수하겠습니다.]
공천관리위원장이라는 자리가 사실 정당을 막론하고 험난한 자리인 건 분명합니다. 힘이 있지만 그만큼 부담스러운 자리인 거죠. 김형오 위원장은 대규모 물갈이를 예고했습니다.
[김형오/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 : 물갈이를 하려 했더니 이때까지는 공천 때마다 또 국회에서는 물은 전혀 갈지 않고 물고기만 갈더라, 이겁니다. 그러니까 오염된 물에 물은 갈지 않았으니까 아무리 새 고기 집어넣어 봐야 죽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살려고 그러면 오염에 적응하든지 그래서 판을 갈자, 라고 했습니다.]
민주당은 앞서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원혜영 의원을 공천관리위원장에 임명한 바 있죠.
[원혜영/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 (지난 14일) :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을 해 나감으로써 총선을 승리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 선거는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가 될 것입니다. 저부터가 공천의 과정이 곧 선거의 결과라는 마음가짐으로 치열하게 심사에 임하겠습니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공천 과정도 유심히 지켜보겠습니다.
우선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혁통위 불참한 새보수당 "중대 결단할 수도" >
고석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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