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오는 19일 귀국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8년 8월 12일 당시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안 전 대표가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뒤 차를 타고 떠나는 장면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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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가 돌아온다. 2018년 서울시장 선거 패배 이후 독일로 출국한 지 503일 만이다.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장고 끝에 19일 귀국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향후 일정에 대해선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분들을 만나서 상의할 예정”이라며 “별도 사무실 공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가 귀국 후 어떤 정당에 몸을 담을지, 누구와 손을 잡을지 현재로선 확정된 것이 없다. 안 전 대표가 몸담았던 바른미래당이 ”귀국행사로 모시겠다“고 제안하자 안 전 대표는 “행사는 부담스럽고 조용히 입국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총선을 불과 87일 앞두고 정치판에 돌아오는 ‘안철수 변수’에 보수진영과 호남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의외로 새로운보수당 내에서 “안철수를 잡아야 당이 산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새보수당 한 인사는 “안 전 대표가 적극적인 제스쳐를 보낸다면 당명 변경도 논의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왼쪽)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사진은 2018년 2월 13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출범대회' 당시의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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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새보수당 창당 과정에서 당명을 정할 당시의 일화를 들려줬다. 회의에서 개혁보수당, 새로운보수당 등이 당명으로 거론되자 유 의원이 “안 전 의원 측도 염두에 둬야 하지 않겠느냐”며 “당명에 보수뿐 아니라 중도를 넣어 ‘중도보수당’으로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다만 당 일각에선 "안 전 대표와 합치면 유 의원의 입지가 좁아지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앞서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이 "(통합에는) 안철수 전 대표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하자 유 의원은 불편함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은 안 전 대표에게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14일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안 전 대표가) 자유 우파의 대통합에 역할을 해주면 대단히 고맙겠다”고 말했고, 방송 인터뷰에서도 “안 전 의원이 통합논의로 들어오도록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황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정계 복귀를 선언하기 전부터 ‘함께 하자’는 뜻을 여러 경로로 전달했다. 안 전 대표가 대통합의 틀에서 한국당과 힘을 합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호남계 일부도 안 전 대표와의 재결합을 내심 바라는 분위기다. 이들은 손학규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손 대표가 사퇴하면 안 전 대표가 복귀할 공간이 생길 수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당권을 위협 받고 있는 손 대표도 일단은 “안 전 대표가 오면 모든 것을 다 해주겠다”고 말했다.
2017년 4월 3일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오른쪽)가 악수하는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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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안 전 대표가 이들과 손을 잡을지는 미지수다. 그는 앞서 한국당과 새보수당,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에 대해 “정치공학적인 통합 논의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복귀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신당 창당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약해졌다는 진단도 적지 않다. 정치권에 발을 들인 지 8년이 지나 참신성이 예전만 못한 데다가 ‘저서 발간→여론 파악→정치 참여’ 패턴이 식상하다는 평가도 있다. 한때 안 전 대표의 멘토였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마라톤은 혼자 뛰는 것이고, 민주 정치는 협업"이라며 "(안 전 대표가) 마라톤이 자기한테 딱 맞는 운동이라고 했다더라. 그러면 혼자 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 전 대표는 이날 저서『안철수, 우리의 생각이 미래를 만든다』 출간에 앞서 독자 편지 형식의 메시지를 공개했다. 그는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잡다가, 컴퓨터 바이러스를 잡다가, 지금은 낡은 정치 바이러스를 잡고 있다”며 “기본적인 약속과 정직, 공정과 원칙이 지켜지는 구조를 만드는 게 정치가 해야 할 일”이라고 언급했다.
손국희ㆍ윤정민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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