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위원장이 왜 가타부타 개입하나.”(지상욱 새보수당 수석대변인)
보수통합 추진 방식 등을 놓고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와 새로운보수당이 16일 맞붙었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중앙당창당대회에서 유승민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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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혁통위원장은 이날 오전 혁통위 회의 후 새보수당의 한국당과 ‘당대당 통합 논의 우선’ 요구에 대해 “통합 관련 문제는 혁통위 내에서 집중하는 것이 좋다. 혁통위의 (역할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는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보수통합 논의는 혁통위 틀 안에서 해야지, 그 외 별도의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에 새보수당은 발끈했다. 지상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공식 논평을 통해 박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지 대변인은 “한국당과 새보수당 간 통합 논의는 정당 차원의 정치행위를 하는 것”이라며 “박 위원장이 이에 대해 왜 가타부타하는가”라고 했다.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혁통위는 자문기구일 뿐이며, 양당 간 별도 통합논의에 개입하는 것은 ‘월권’이라는 주장이다.
지 대변인은 이어 “새보수당은 박 위원장의 적격성에 대해 추인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당 대변인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혁통위에 계속 참여할지도 재고하겠다고 했다.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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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통위는 부글거리는 분위기다. 혁통위 관계자는 “지 의원은 유승민 의원의 최측근 아닌가. 결국 오늘 지 의원의 논평은 유 의원의 뜻이 반영됐다고 본다"며 "유 의원이 통합의 대의보다는 정치공학적 이익에만 관심이 있어 보여 솔직히 실망스럽다"고 토로했다.
정치권에선 겉으로는 혁통위 대 새보수당의 갈등이지만, 실상은 황교안 대 유승민의 신경전이라는 분석이다. 통합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공천과 지분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새보수당 입장에선 ‘다(多) 대 1’의 혁통위 테이블보다 ‘1대1’의 구도가 유리하다. 반면 황교안 한국당 대표로선 새보수당을 통합의 여러 그룹 중 한 축으로만 한정하는 게 편하다. 혁통위는 황 대표가 제안해 만든 기구다. 박 위원장 역시 황 대표와 가깝다는 게 새보수당의 시각이다. 박 위원장은 보수통합과 관련 “안철수 전 의원까지 함께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새보수당은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 대표는 새보수당의 양당 통합협의체 구성 제안에 신속히 응하기 바란다”며 “한국당이 새보수당과의 양자 대화에 계속 소극적으로 나온다면 우리는 한국당을 반통합 세력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고 중대 결단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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