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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드론으로 ‘핀셋 암살·타격’…무인기 ‘게임체인저’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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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격기 MQ-9, 이란 솔레이마니 암살 이후

드론 개발 국제적 화두…‘무인전쟁 시대’ 성큼

2002년 프레데터로 알 카에다 첫 공격 성공후

18년동안 군용무인기 성능·용도 놀라운 발전

2035년 거의 모든 공격작전·정찰·보급 투입 목표

한국은 美·中·이스라엘 이어 ‘무인항공 선진권’

헤럴드경제

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제거 작전에 투입한 MQ-9 리퍼. [연합]터키제 군사용 드론인 바이락타르 TB2. [AP]프랑스 군인들이 자국 보유 무인공격기 MQ-9(리퍼)에 GBU12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AP]한국 육군드론전투단의 전투용 드론 시연 모습. [육군]한국 육군드론전투단의 전투용 드론 시연 모습. [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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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선 전쟁 양상이 국가간·세력간 전면적인 무력 충돌 대신 적의 핵심 지역·인물 만을 노리는 양상으로 점차 바뀌고 있다. 그 주역은 단연 군용 무인항공기, 즉 군용 드론이 다. 미국이 지난 3일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무인공격기 MQ-9으로 제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에 맞선 이란은 미군 무인정찰기 RQ-170(센티넬)을 역설계해 개발한 샤히드-129 무인기를 개발했고, 지난해 이를 개량한 ‘시모르그’(불사조)를 실전 배치했다. 이란이 드론을 이용해 미군에 보복하고 양군간 충돌 규모가 확대됐다면 올해는 군인이 참전하지 않는 ‘무인전쟁’의 원년이 됐을지도 모른다.

드론은 조종사 없이 무선 조종이 가능한 비행기와 헬기 형태의 무인항공기를 이른다. 정식 명칭은 UAV(Unmanned Aerial Vehicle) 또는 UAS(Unmanned Aircraft System)이다. 군사용 드론은 UCAV(Unmanned Combat Aerial Vehicle)이라고 한다.

드론은 애초 군용으로 개발돼 지금은 민간 영역에서도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군용 드론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스태티스타는 2018년 민간 드론시장 규모가 11억달러(약 1조2700억원)에서 올해 24억달러(약 2조7800억원)로, 2025년에는 126억달러(14조6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방산전문 컨설팅업체 틸그룹은 2016~2026년 10년간 군용 드론 시장이 650억달러(약 7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용 드론이 개인(취미용, 사진촬영용 등)용과 산업용(운송용, 보안용, 농업용 등) 등 소비자 유형에 따라 분류된다면 군용 드론은 고고도용, 중고도용, 무인전투기, 전술무인기, 수직이착륙 무인기, 초소형무인기 등 임무에 따라 분류된다. 최근 각국은 무인공격기 개발 및 실전 배치에 이어 유인전투기를 대체할 무인전투기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군용 드론계에서는 단연 미국이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고고도 장기체공 무인공격기 MQ-9(리퍼)를 실전에서 운용하고 있고, 스텔스 무인전투기 X-47B도 실전 배치해 F-35와 F-22로 대표되는 5세대 스텔스전투기의 뒤를 잇는 6세대 무인전투기 시대의 막을 이미 올린 상태다.

그 뒤를 이스라엘과 중국이 뒤따르고 있다. 국방기술품질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국가별 국방과학기술조사서’에 따르면, 미국을 항공무인체계 ‘최고 선진국’, 이스라엘과 중국을 ‘최선진권’, 한국·일본·프랑스·영국·독일·러시아 등을 ‘선진권’으로 분류했다.

체공 시간이 60시간에 달하는 무인공격기 CH-5, 다목적 무인헬기 V-750을 운영하고 있는 중국은 이미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유사한 개념의 고고도·중고도·저고도·소형 등의 무인기 개발능력을 갖췄으며, 무인전투기도 자체 개발 가능한 것으로 평가됐다. 프랑스와 독일, 영국, 러시아 등도 공동 또는 단독으로 현재 스텔스 무인전투기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또한 유럽 에어버스는 태양광 드론 제퍼에스를 개발, 2018년 8월, 26일에 달하는 무착륙 비행기록을 세우는 등 무인기를 성층권에서 임시적으로 인공위성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고고도 유사위성’사업에도 도전하고 있다.

군용 정찰무인기를 공격용으로 사용한 것은 9·11 테러 이후인 2002년 11월 3일 미군이 MQ-1(프레데터)으로 예멘의 알 카에다 조직 우두머리 알 하르티가 탑승한 차량을 공격한 것이 최초다. 이후 18년간 군용 무인기는 성능과 용도 면에서 놀라운 발전을 거듭한 것이다.

프레데터는 1995년 보스니아 내전에 처음 실전 배치됐고, 1997년 양산돼 2005년 이라크 자유작전, 아프가니스탄 항구적 자유작전 등에 투입됐다. ‘하늘의 암살자’, ‘헌터 킬러’ 등의 별칭으로 불리는 MQ-9(리퍼)이 현장에 투입되면서 퇴역했다. 리퍼는 프레데터 개량형 중 하나로 프레데터의 또 다른 개량형인 MQ-1C(그레이 이글) 등과 함께 현재도 다양한 임무 수행 중이다.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 처음 배치된 이후 이라크, 예멘, 리비아 등에 투입됐다. 2015년 IS의 영국인 대원 지하디 존 암살작전, 2016년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 대원 제거작전 등에서 활약했다. 현재 MQ-9은 공군과 해군은 물론, 중앙정보국(CIA), 세관 및 국경감시대(CBP), 항공우주국(NASA) 등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MQ-9은 무장 상태에서 14시간, 비무장 상태에서 29시간 가량 비행 가능하며, 7~15㎞ 상공에서 시속 270~480㎞로 약 8500여㎞를 날아갈 수 있다. AGM-114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14발 또는 AGM-114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4발, GBU-12 레이저유도폭탄 2발, AIM-92 스팅어 공대공 미사일, AIM-9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다.

주한미군은 프레데터의 또 다른 개량형인 MQ-1C(그레이 이글)를 2018년부터 운용하고 있다. 최대 30시간 동안 최고 시속 280㎞로 비행할 수 있는 이 무인기는 한반도 전역을 감시할 수 있는 첨단정찰장비와 MQ-9에 맞먹는 무장능력(1.6t)을 갖추고 있다.

대당 가격은 프레데터가 약 60억원, 리퍼 약 36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MQ-9은 현재 미국 외에도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에 수출돼 사용되고 있다.

미군은 2008년 F-16 전투기를 운용하는 뉴욕 주방위군 제174전투비행대대의 주 기종을 MQ-9로 바꿔 최초로 완전 무인기 운용부대로 전환하는 등 무인기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미 육군은 2010년 4월 향후 25년에 걸쳐 대부분의 항공전력을 무인기로 전환하는 ‘무인항공체계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35년까지 무인항공기가 거의 모든 공격작전, 정찰, 군수물자 보급 등에 활용된다.

무인기 ‘요인암살’ 작전은 통신 감청, 첩보위성을 통한 실시간 표적 탐색 등 미군 정찰수단을 총동원해 목표물 소재를 정확히 파악한 뒤 공중에 떠 있는 무인기 탑재 미사일로 목표물을 정밀타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MQ-9은 미 본토 네바다주 소재 크리치 공군기지에서 조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지에서 MQ-9이 스스로 수집한 정보와 미 정보기관 및 정찰자산이 수집한 정보를 통합 분석해 MQ-9을 목표물 수㎞ 상공까지 이동시켜 정밀타격용 미사일로 명중시키는 것이다.

과거 미국은 빈 라덴, 아부 바르크 알바그다디 등 테러 조직의 우두머리를 사살한 적이 있지만 모두 미국에 은신처가 발각돼 특수부대에 살해됐다. 이들은 고정된 표적이었던 반면,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시리아, 이라크, 이란 등을 오가며 친이란 무장조직의 작전을 지휘하는 ‘움직이는 표적’이라는 점에서 드론 투입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매 시각 변하는 ‘목표물’의 동선 정보를 파악할 정도의 정보력을 갖춘 가운데 장시간 고고도 체공할 수 있는 MQ-9을 운용할 수 있어 가능했던 작전이다.

김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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