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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제재 주저해…그럼 관세' EU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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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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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70주년 기념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한 자리에 있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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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프랑스·영국이 14일(현지시간) ‘이란 핵’ 압박 카드를 다시 꺼내든 배경에 미국의 관세위협이 있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주 독일·프랑스·영국이 이란에 대한 ‘핵 제재’를 부활시키지 않으면 유럽연합(EU)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에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경고 이후인 14일 독일·프랑스·영국 이란핵합의(JCPOA) 당사 3국은 “이란이 핵 합의를 위반했다”며 “공식적인 분쟁 조절 절차를 발동하겠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냈다. 3국 외무장관들은 ‘분쟁 조절 절차’에 근거해 공동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도 했다.

WP에 따르면 미국 측은 워싱턴주재 3국 대사를 부르는 대신 3국 주재 미 대사를 통해 에둘러 경고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의 관세위협이 있었다는 내용과 관련해 3국의 한 외교관은 “원래도 이란 압박 조치를 계획했었는데 미국이 위협하면서 마치 우리가 그 위협 때문에 조정 절차를 발동하는 듯 비칠까 우려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유럽 3국이 미국발 관세위협을 공공연히 비판할 수도 있었으나, 이란 압박이 우선이라고 판단했고 그 과정에서 ‘위협 사실’이 드러나면 미국에 굴복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 함구했다는 주장이다.

제레미 샤피로 EU 관세위원회 위원은 “관세위협은 마피아들이 쓰는 전략”이라며 “동맹국 관계는 일반적으로 이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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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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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미국 정부 관계자는 “독일·프랑스·영국은 이란에 책임을 요구하기로 이미 몇 주 전에 합의했고, 그의 전적인 이유는 이란의 합의 위반이다”고 위협 여부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미 국무부는 3국이 ‘분쟁 조절 절차’ 발동을 발표하자 “이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했다.

분쟁 조정 절차는 JCPOA 36조로 규정한 것으로, 합의 서명국 가운데 한쪽이 합의를 지키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때 다른 당사국의 제기로 장관급 공동위원회에서 합의 유효성을 논의하는 과정이다.

이 절차로 핵 합의 서명국 간 합의가 결렬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논의 결과에 따라 합의를 통해 완화됐던 유엔과 EU의 이란 제재가 복원될 수 있다.

유럽 3국은 “이란에 최대 압박을 가하는 캠페인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란을 압박하면서도 당장 합의를 파기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요구는 회피한 것이다. 다만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기존 핵 합의를 대체할 ‘트럼프딜(Trump Deal)’이 좋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처럼 핵 합의를 탈퇴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이란도 유럽에 경고장을 날렸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내각 회의에서 "미국과 유럽은 핵 합의에 돌아와야 한다“며 "중동에 주둔 중인 유럽 군인들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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