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끝나면 잊혀진 사람으로
현실 정치와 연관 일절 없을 것”
발탁 기준으론 “전체 국정철학에 공감하지 않더라도 해당 부처 정책 목표에 공감한다면 함께 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며 “이미 임기 전반에 여러 차례 보도됐듯 야당 인사에 입각을 제안했다. 보도는 안 됐지만 더 비중 있는, 협치의 상징이 될 만한 그런 제안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수락하지 않았다”고 공개했다. “우리의 정치풍토 속에서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배신자 평가를 받는 걸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라면서다. 다만 문 대통령이 대상으로 여긴 야당이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당을 포함할지는 미지수다.
문 대통령은 총선 이후 재차 개헌을 시도할지에 대해선 “(현 정부의 개헌 시도가) 무산된 건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며 “다시 대통령이 추진 동력을 갖기 어렵다. 이제 개헌 추진 동력을 되살리는 건 국회의 몫”이라고 말했다.
야당을 향한 부정적 인식은 여전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가 지금처럼 돼서는 안 된다. 말로는 민생경제가 어렵다면서 실제로는 정부가 성공하지 못하기를 바라는 듯한, 우선은 제대로 일하지 않는 행태는 안 될 거라고 본다”고 했다. 또 “취임식 전에 가장 먼저 한 일이 야당 당사를 방문한 일”이라며 “야당이 끊임없이 변해 대화 상대를 특정하기도 쉽지 않은 상태 속에서 ‘여·야·정 상설 국정협의체’도 합의한 바 있지만 그것조차 지켜지지 않았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대통령은 잘했냐고 하신다면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며 “협치의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국회에서 조금만 마주 손을 잡아준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퇴임 후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이후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통령으로 끝내고 싶다”며 “대통령 이후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이라든지, 현실 정치와 계속 연관을 가진다든지 하는 일은 일절 하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이 끝나고 나면 그냥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 솔직히 구체적인 생각을 별로 안 해봤다”고 했다. 그러곤 “대통령이 끝나고 난 후에 좋지 않은 모습, 이런 것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크게 웃었다.
한영익·윤성민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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