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로 삼성 잡고 폰 1위 야심
런정페이 “3억대 팔 것” 호언장담
통신장비선 삼성이 화웨이 맹추격
5G 시장 주도권 올해가 분수령
화웨이가 지난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0에서 선보인 5G폰.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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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에 1000위안(약 16만원)짜리 5G 스마트폰이 나온다.”
중국 화웨이의 예창린 부총재가 최근 상하이에서 열린 차이나유니콤 파트너 컨퍼런스에서 이런 파격적인 전망을 했다. 현재 프리미엄급은 보통 120만원이 넘고 보급형도 90만원대인 5G용 스마트폰의 가격이 하락해 연말쯤엔 초저가 제품이 나온다는 것이다. 5G 시장 전반에 대한 이야기지만, 사실상 화웨이 역시 저가 모델을 내놓을 수 있다는 얘기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그간 화웨이는 “중가형은 물론 저가형까지 모든 라인업의 5G 스마트폰을 완성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전세계에서 5G 시대가 본격화하는 올해 스마트폰과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1위를 놓고 다투는 삼성전자와 화웨이 간 공방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즈쉰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지난 연말 “내년에는 3억대를 팔고, 매출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삼성전자가 3억230만대로 1위, 화웨이는 2억5100만대로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화웨이가 판매량 3억대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1위를 수성하려는 삼성전자와의 대격돌이 불가피하다.
여기에는 중국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자사 5G폰 판매로 삼성전자·애플을 누르고 스마트폰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예창린 부총재가 “올해 5G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억대 정도고, 1억5000만대가 중국에서 판매될 것”이라고 말한 배경이기도 하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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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5G 통신장비 분야에서는 30%의 점유율(지난해 3분기 기준, IHS마켓 조사)로 이미 최강자다. 가격이 경쟁사 대비 30% 정도 저렴한 가성비가 최대 무기다. 통신장비 분야에선 삼성전자가 도전자다. 삼성전자는 2018년 말까지만 해도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이 5% 안팎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5G 장비는 23%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2위로 올라섰다. 미국발 제재로 화웨이가 발이 묶인 틈을 타 삼성전자가 약진한 것이다. 세계 최대 통신시장인 미국에서 버라이즌·AT&T 등은 물론 도쿄 올림픽을 앞둔 일본 통신사 KDDI 등이 삼성전자 장비를 선택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통신장비 대결은 올해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화웨이는 독일·프랑스·인도·브라질 등과 5G 통신장비 공급을 논의중이다. 삼성전자는 북미 시장을 발판으로 유럽시장까지 공략할 방침이다. 최근엔 미국의 5G망 설계 기업인 텔레월드솔루션즈를 인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엔 LTE와 5G를 함께 쓰는 저주파(6㎓ 이하)용 투자가 많았지만, 올해부터는 더 빠른 속도를 지원하는 고주파(28㎓) 장비 시장이 본격화된다”면서 “저주파 분야는 화웨이가 먼저 개발했지만 고주파 분야는 우리가 기술력도 앞서고 상용화도 빨라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올해 승부 결과에 따라 향후 5G 시장의 주도권이 판가름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내세우는 고주파(28㎓) 장비 시장이 열리는 동시에 지난해 화웨이를 옥죄었던 미국발 제재 효과는 올해는 퇴색될 가능성이 높다. 승자를 섣불리 예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홍인기 경희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화웨이는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분야에서 엄청난 내수 시장과 가성비 전략을 내세워 공세에 나설 것”이라며 “고급화 전략과 중가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는 삼성전자의 대응도 더욱 치밀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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