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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머리 맞대자"에 北 "끼지말라"…침묵하는 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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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the300]'남북협력' 제안 후 北 '비난' 여전…文 14일 기자회견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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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30일 경기도 파주시 비무장지대 판문점 자유의 집 앞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얘기하고 있다. 2019.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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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남북협력 제안'을 보냈지만, 북측의 답은 '비난'이었다. 새해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앞세웠던 문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2일 청와대 측은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이 전날 우리 정부를 향해 "바보신세가 되지 않으려거든 자중하고 있으라"고 한 담화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날 진행된 청와대 내부 현안점검회의에서 관련 건이 언급되긴 했지만, 공식반응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날 춘추관에 백브리핑(배경설명)을 나왔던 청와대 관계자는 "입장이 없다"고만 짧게 말했다.

곤혹스러움이 읽힌다. 문 대통령이 지난 7일 신년사를 통해 "남과 북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 나는 거듭 만나고 끊임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지만 돌아온 게 북측의 비난이기 때문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메시지의 '수위'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이 지속적으로 우리 정부를 향한 무관심·비난을 거듭해왔기에, '대화 재개'의 발판을 쌓을 수 있는 현실적인 제안을 해야 한다는 고민이었다.

고심 끝에 △남북 접경지역 협력 △2020 도쿄올림픽 단일팀 및 2032년 남북 올림픽 공동 추진 △비무장지대(DMZ) 세계유산 공동등재 추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남북 공동의 여건 조성 등 '남북이 당장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북측이 원하고 있는 남북철도·개성공단·금강산관광과 관련해서도 "남북이 함께 방법을 찾자"고 했다. 일단 할 수 있는 사업을 먼저 함께 하면서, 북미협상 타결 이후 남북경협 재개를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위해 "만나서 논의하자"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북측의 반응은 싸늘했다. 김계관 고문은 11일 담화에서 우리 정부를 향해 "조미(북미)관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보려는 미련이 의연 남아있는 것 같다. 혹여 우리가 다시 미국과의 대화에 복귀할수 있지 않겠나 하는 기대감을 가진다거나 또 그런 쪽으로 분위기를 만들어가보려고 머리를 굴려보는것은 멍청한 생각"이라고 비난하며 '자중'을 언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7일 북측을 향한 제안들에 '플러스 알파'를 거론할 지 여부가 관건이다. 북측이 계속해서 우리 정부를 향한 '무시'와 '비난'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북핵 중재·촉진 방안을 도출하는 게 문 대통령의 숙제가 되고 있다.

북미간 대화의 여지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은 성과라는 평가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직접 '생일축하 친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된 만큼 협상의 여지는 열려있는 게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통해 김 위원장을 향한 '생일축하 메시지'를 따로 전해달라고 부탁한 만큼 문 대통령의 역할론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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