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압수수색 놓고 갈등 고조
주광덕 “약 올리는 듯한 표현” 주장
법무부 논란 일자 메시지 전체 공개
한국당, 추미애·이성윤 대검 고발
“류혁 검찰국장 임용 관련 규정 무시”
이 사실이 알려지자 검찰은 즉각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영장은 법원에서 ‘혐의 사실’과 ‘압수할 장소 및 물건’을 적법하게 특정해 발부한 것”이라며 “적법절차를 준수해 압수수색 집행에 착수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 측에서 명확한 집행의 승인이나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아 필요 최소한의 범위를 한정해 기재한 목록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윤 “평화·휴식 있는 시간 되시길” 좌천 간부에 문자 논란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법무부의 검찰 고위급 인사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주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에 ’국정조사에 즉시 응해달라“고 촉구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검찰은 또한 “참고로 2016년 10월(박근혜 정부 청와대)에도 같은 방법으로 필요한 자료 목록을 제시해 그중 일부를 제출받은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특히 “영장 집행을 잠시 중단했지만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 13일 다시 압수수색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검찰은 앞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와 관련해 10일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옛 균형발전비서관실)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청와대가 거부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13일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에 대한 야당의 검찰 고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의 국회 처리 시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인사 수혜자들의 취임 등이 한꺼번에 예정돼 있다.
자유한국당은 류혁 변호사의 법무부 검찰국장 임용 절차 진행과 관련해 13일 추 장관과 이 지검장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대검에 고발한다. 이 당의 주광덕 의원은 12일 “류 변호사는 검사장 신규 임용에 관한 법무부의 절차·규정을 완전히 무시한 채 면접을 봤지만,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던 이 지검장은 그가 절차와 규정을 이행하고 합격한 것처럼 인사위원회에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또 “이 지검장이 좌천된 검찰 간부들에게 약을 올리는 듯한 표현, 독설에 가까운 험한 말을 넣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주님이 함께하길 바란다’는 문구가 들어가 있는 등 마치 권력에 취해 이성을 잃은 듯한 문자”라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이날 “이 지검장이 인사 발표 전날(7일) 대검의 A간부와 전화통화를 마친 후 문자를 보낸 사실이 있는데, 그 내용이 왜곡됐다”며 해당 문자메시지 전체를 공개했다.
공개된 문자에 따르면 이 지검장은 A간부에게 “늘 좋은 말씀과 사랑으로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늘 관심을 주시고 도와 주신 덕분에 그래도 그럭저럭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늦은 시간이다. 평화와 휴식이 있는 복된 시간 되시길 간절히 기도드린다”며 문자를 마무리했다.
해당 문자가 오간 시점은 법무부와 대검 측이 고위 간부 인사 협의 문제로 한창 신경전을 벌이고 있던 때다. 다음 날 추 장관은 인사를 전격 단행했고, A간부 등 대검의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들은 전원 전국 각지로 인사발령이 났다. A간부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늦은 시간이라 문자에서 저런 표현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경희대 법대 동문이며 이 정부 들어 검찰 내 ‘빅3’ 직위인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을 모두 맡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지검장이 대검 반부패부장 재직 시 현 정권 관련 수사 때마다 신중론을 펼치는 바람에 수사에 차질이 빚어졌다. 수사팀 내부에서는 이 지검장에 대해 친정부 검사라며 성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말했다. 윤 총장을 보좌했던 검찰 관계자는 “이 지검장의 연수원 동기인 윤 총장도 그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우선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권호·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