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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이슈 대한민국 연구 현장

화재 위험 없고 가격은 '45분의 1'…국내 연구진, 아연브롬전지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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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내 연구진이 화재 위험성은 없애고 가격은 현재 널리 쓰는 리튬이온전지의 45분의 1에 불과한 새로운 전지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희탁 교수와 신소재공학과 김상욱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팀은 전지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전기가 흐르게 하는 액체인 전해질을 물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진에 따르면 여러 번 충전해 쓰는 리튬이온전지 안에는 리튬염을 포함한 유기 전해액이 들어간다. 문제는 발화성이다.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만든 전기를 평소에 모았다가 필요할 때 꺼내 사용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에도 리튬이온전지가 쓰이는데 2017년부터 3년간 국내에서 21건의 화재가 났다.

이 때문에 각국 연구진은 전해질을 안전한 성질을 지닌 물로 바꾸고, 전기가 원활히 충전과 방전되도록 아연과 브롬을 사용하려는 노력을 했다. 하지만 아연과 브롬이 달라붙어 전지 수명이 줄어드는 결점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물을 전해질로 쓰는 연구도 진척이 더뎠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전극 표면에 미세한 구멍을 내 문제를 해결했다. 브롬과 아연이 만나지 못하도록 하는 칸막이인 ‘멤브레인’이라는 비싼 부품을 쓰는 대신에 전극에 구멍을 뚫어 브롬을 넣어두는 방법을 썼다.

연구진은 고가의 멤브레인을 쓰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리튬이온전지의 45분의 1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욱 교수는 “화재 위험성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며 “나노 기술을 이용해 기존 기술의 한계를 넘는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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