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北에 작은 활로될수도”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평화통일의 의지를 다지는 공동행사를 비롯해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지도록 남북이 함께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 김정은 위원장의 남한 답방은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던 2018년부터 청와대가 야심 차게 준비했던 시나리오였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여건 조성을 비롯해 ▷비무장지대(DMZ)의 유네스크 세계유산 공동등재 ▷올림픽 단일팀 구성 등 지속적 스포츠 교류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 실현 방안 논의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노력 등 5가지를 북한에 제안했다.
이같은 문 대통령의 제안에는 더이상 북미에만 상황을 맡겨놓을 수 없다는 것으로 남북 관계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인식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미간 교착국면에서 탈피해 남북관계를 앞세워 한반도 상황을 전향적으로 풀어나가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와 관련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8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북미대화가 교착이기 때문에 그것을 제쳐놓고 남북이 견인해나가겠다는 뜻은 아니다”며 “북미대화의 성공을 위해서 노력해나가는 것과 동시에 남북협력을 증진시켜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결국에는 한반도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혼신의 힘을 다해서 반드시 가야 할 길로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북한의 호응이다. 최근 북미간 긴장 고조와 함께 지난 한 해 동안 보인 북한의 거친 대남 비난 등으로 당장 긍정적 호응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대화 중단 대신 유보를 선택한 만큼, 북한이 여지를 남겨두고 대응할 수도 있다. 남측의 노력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와 북한 비핵화 협상 흐름 등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형석 대진대 교수는 “당장 김 위원장의 답방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돌파구를 마련해보자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제안을 받느냐의 문제보다 우리는 희망 피력했고 북한이 남북관계을 올해 어떤 식으로 활용할 것인가 추정해 볼 필요가 있다”며 “북한측에서 본다면 조그마한 활로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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