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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교안, 하태경에 “새보수당 뺀 통합 안돼...통합 아니면 죽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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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황교안(오른쪽)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예방한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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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대표와 만나 “새보수당을 제외한 보수대통합은 말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보수통합에 대한) 당내 반발을 잠재우는 것이 나에게는 중요하다”며 새보수당 측과의 통합 추진 속도가 더딘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황 대표가 새보수당과의 통합에 그다지 관심 없다는 정치권의 관측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새보수당 창당(5일) 직후 취임한 하 대표는 취임 인사를 이유로 이날 국회에서 황 대표를 만났다. 황 대표는 40분 가까이 이어진 접견에서 하 대표에게 “큰 틀에서 보수통합추진위에 같이 참여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하 대표는 “보수개혁이 가장 선행돼야 하며, ‘보수재건 3대 원칙’(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찬반 책임 면제ㆍ개혁보수 노선 설정ㆍ흡수 통합이 아닌 제3의 정당 창당)의 수용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답했다. 통합에 대한 양측 입장을 되풀이한 수준이었다.

황 대표와 하 대표는 모두발언 이후 약 30분간 비공개로 대화했다. 황 대표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하 대표가 요구한 3대 원칙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표명했느냐’는 질문에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폭정을 이겨내고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자유우파가 힘을 합해야 한다는 큰 틀에서 새보수당의 주장과 차이가 없다”고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하 대표도 “비공개 내용 중에는 새로 진전된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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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오른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가 7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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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본보 취재 결과, 황 대표는 비공개 접견에서 새보수당과의 통합 의지를 드러내는 보다 진전된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황 대표는 “내가 전날 (보수통합추진위를 만들겠다고 하면서) ‘기성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정당은 물론 이정현 의원과 이언주 의원이 추진하는 미래를 향한 전진 4.0, 그리고 국민통합연대와 소상공인 신당 등 모든 자유민주주의 세력과 손을 잡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 새보수당을 빼고 한다는 뜻으로 언론이 오해하고 있는데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새보수당을 제외하고 통합하는 게 말이 되나. ‘기존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정당’에 새보수당이 들어가는 것”이라며 “통합이 안되면 우리에게는 대안이 거의 없고 죽는 길이니까 어떻게든 통합하는 데 노력을 다 하겠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진다. 양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황 대표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역시 ‘기존 정당’에 포함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황 대표는 “나에게는 당내 반발을 잠재우는 것도 중요하다”고도 했다고 한다. 당초 황 대표는 이날 중 기자회견 등의 형태로 “3원칙을 수용하겠다”고 선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었는데, 이런 구상이 전날 외부로 알려지면서 밤 사이 친박근혜(친박)계 의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결국 황 대표는 계획을 보류했고, 이런 당 사정을 이해해달라는 취지에서 하 대표에게 설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보수당 관계자는 “하 대표와 배석한 정운천 정책위의장이 황 대표가 비공개 접견에서 한 말을 듣고 ‘통합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며 “황 대표가 당내 반발을 굉장히 신경 쓰고 있고, 통합에 속도를 내기보다 이를 잠재우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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