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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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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캠프같은 靑, 70여명이 선거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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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반동안 14차례 총선용 인사… 수석·비서관만 20명 넘게 출마

경제·외교 失政, 北도발 위협 속 참모진 이탈로 국정 공백 우려

문재인 대통령이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의 총선 출마를 계기로 단행한 6일 청와대 인사(人事)는 사실상 '14번째 총선용 인사'였다. 청와대는 2018년 6월 이후에만 총선에 출마하려는 장차관과 청와대 참모진 교체를 위해 5차례 개각(改閣), 8차례 참모진 교체 인사를 했다. 1년 반 동안 거의 매달 한 번꼴로 총선을 겨냥한 크고 작은 '총선용 인사'를 해온 셈이다.

총선 100일 전인 1월 6일 기준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청와대 전·현직 참모진은 약 70명에 이른다. 2018년 2월 문재인 정부 초대 대변인인 박수현 전 대변인에 이어 같은 해 3월 신정훈 전 농어업비서관, 6월 진성준 전 정무기획비서관이 총선 출마를 위해 청와대를 나왔다. 그해 8월에는 나소열 전 자치분권비서관도 사직했다. 참모진 사퇴가 본격화한 것은 작년 1월이다.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경기 성남 중원), 한병도 전 정무수석(전북 익산을) 등은 당시 사퇴 후 지난 1년간 지역구에서 총선을 준비해왔다. 이후 지난달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까지 수석·비서관급만 20명 이상이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행정관급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인사도 30~40명 이상이란 관측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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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윤건영 실장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지역구인 서울 구로을 출마가 유력하다. 윤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려 한다. 겸손하지만 뜨겁게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주형철 경제보좌관과 고민정 대변인 등 총선 출마를 위한 추가 인사도 예정돼 있다. 고 대변인 출마 시엔 청와대 대변인 3명이 모두 출마하게 된다.

총선 출마를 위해 참모들이 잇따라 청와대를 떠나면서 국정 공백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제, 외교·안보 등 업무 연속성이 중요한 일을 처리해 온 참모들이 너도나도 총선에 출마하면 후임자가 업무에 익숙해질 때까지 업무 공백이 예상된다. 총선 출마를 위한 대규모 이탈로 후임자 인선도 곤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주형철 경제보좌관은 이미 출마 결심 후 사의를 표했지만 후임자를 결정하지 못해 이날 청와대 인사 명단에선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3월 임명된 주 보좌관은 청와대에서 근무한 지 1년도 안 돼 그만두게 된다.

자유한국당은 "청와대가 총선 캠프냐"고 비판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새로운 인물, 정책·공약도 사라지고 오로지 '청와대 경력' '문재인의 사람'이 선거판을 독점할 것"이라며 "청와대 참모들의 마음이 콩밭에 가 있으니 정책 실패와 잦은 인사 교체로 인한 피해는 오롯이 국민이 감당해야만 했다"고 했다.

여당 일각에서도 청와대 출신의 대거 출마를 우려·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청와대 참모진이 청와대 근무 경력을 '타이틀' 삼아 출마에 뛰어드는데, 청와대를 자기 정치의 디딤돌 정도로 생각한 것 아니냐"고 했다. 실제 민주당 예비 후보로 등록한 청와대 출신 인사는 대부분 '문 대통령 관련 경력'을 내세우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국민들 사이에 '대통령이 국정보다 선거에 더 관심 있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생길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친문(親文) 일색인 민주당이 총선 이후엔 아예 '대통령 친위대'로 전락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홍득표 인하대 명예교수는 "전례 없는 대규모 참모진 이탈로 청와대가 사실상 '경력 관리소'로 전락했고, 참모진도 그렇게 인식하는 듯하다"며 "결국 국정보다는 청와대 출신을 원내에 많이 진입시켜 문 대통령의 친위 세력을 구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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