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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5촌 조카, 조국 장관 내정 거론하며 '펀드 많은 일 할 것'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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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펀드에 막강한 사람 들어왔다’ 말해"
WFM 임원 "정경심 자문료 적정했는지 의문"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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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가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를 운영하면서 주변에 조 전 장관의 사모펀드 투자 사실을 언급했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코링크PE는 조 전 장관 일가가 14억원을 투자한 사모펀드를 운용한 업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소병석)는 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씨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는 코링크PE 관계자들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코링크PE 설립 당시 조씨에게 명의를 빌려주고 최대주주 역할을 한 김모씨는 이날 법정에서 조씨로부터 2018년쯤 조 전 장관에 대한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조씨가 '펀드에 큰 영향력이 있는 자금이 들어온다고 했는데, 정치권에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취지였다"고 했다. 이어 "이후 '조씨에게 지난번 얘기한 일이 잘 됐느냐'고 물으니 '사실 제가 조국의 조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코링크PE의 최대주주이자 등기이사였다. 그는 등기이사직 등을 그만 둔 이유에 대해 "조씨가 조국의 조카라는 말을 듣고 겁이 났다"고 했다. 조씨는 그만두겠다는 김씨에게 "조국이 펀드에 들어와 있고, 법무장관에 내정돼 있다. 앞으로 이 펀드가 많은 일을 할 것이고 상장이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씨는 "제가 최대주주로 돼있으니까 ‘이건 아니다’ 싶어 정리하고 싶다고 했더니 조씨가 주식을 정리해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코링크PE가 인수한 2차 전지업체 더블유에프엠(WFM)의 재무이사 배모씨도 이날 법정에서 증언했다. 그는 조씨가 '내가 배경이 있으니 (사업 등에 대해) 열심히 하라', '조국 민정수석의 친척이니 사업 대금에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검찰이 이날 법정에서 이 같은 진술이 사실인지 확인하자 배씨는 "맞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씨까 WFM과 맺은 자문계약에 대해 배씨는 "매출액이 떨어지니까 자문위탁계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가치(매달 200만원)가 맞는지는 조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정씨가 회사에 나온 것은 한두 번 밖에 없다"고도 했다.

이날 법정에 나온 증인들은 코링크PE의 실질적 대표로 조씨를 지목했다. 김씨는 "코링크PE 사무실에 가면 제일 크고 좋은 방에 조씨의 집무실이 있었다"며 "여러 가지 돌아가는 거나 눈치를 봐도 조씨가 결정을 하고 코링크 운영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었다"고 했다.

코링크PE의 전 대표 성모씨도 '코링크PE 운영과 관련해 최종 의사결정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업무적으로 보면 조씨"라고 했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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