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7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
161개국 4500여 개 첨단기업 총집결
한국, 미·중 이어 셋째로 많은 기업 참가
김현석 삼성 사장 "한국 활약 주목해 달라"
AI·5G·모빌리티 놓고 치열한 기술 경쟁
글로벌 기업 합종연횡도 주목해야
사막 한가운데서 펼쳐지는 '차세대 혁신' 전쟁
미국 네바다 사막 한가운데 라스베이거스로 7일부터 전 세계 최첨단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이 총집결한다. 7일(현지시각) 개막하는 지상 최대의 쇼인 ‘CES 2020(Consumer Electronics Show·미국 소비자가전쇼)'을 참관하기 위해서다. 이곳에선 가전·통신·자동차·바이오·항공 등 업종간 경계도 허물어진다. CES에 모인 관람객은 오직 미래 세상을 바꾸고 시장을 선도할 차세대 혁신만을 쫓아 움직인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기술소비자협회(CTA)는 "올해 참여 기업만 161개 국가의 4500여개 기업, 예상 관람객은 18만명"이라고 밝혔다. 이중 기업 대표나 창업자가 2만여명, C 레벨 임원만 1만여명에 달한다.
LG전자는 CES 2020 전시회 부스 입구에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200여 장을 이어 붙여 만든 '새로운 물결(New Wave)'이라는 이름의 조형물을 연출한다. 〈LG전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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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중에 이어 세 번째 많은 기업 참가
CES 2020 국가별 참가 기업 및 스타트업 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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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혁신과 고객이 있기 때문에 계속 CES로 돌아온다" 올해 CES에서 하늘을 나는 플라잉 택시를 공개할 벨 넥서스((Bell Nexus)의 스콧 드런 부사장의 말이다. 국내외 기업이 사막으로 달려가는 이유는 스콧 드런 부사장의 말대로 "CES에서 차세대 혁신의 답을 찾기 위해서"다. CES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4차산업의 혁신을 주도하는 미국 기업들이 이끌고 있다. 또 그 혁신을 소비할 거대 시장 미국에서 펼쳐진다. CES가 ICT를 넘어 자동차·항공·바이오 등 산업의 융합을 주도하고, 최첨단 기술과 미래 혁신의 장으로 부상한 이유다. 올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될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나 9월 독일 베를린의 IFA(국제가전박람회)를 압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CES 개막 연설을 하는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은 “CES 2020은 앞으로 10년 동안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보여주는 장이 될 것”이라며 “다가올 미래를 그려 보기에 CES보다 더 적합한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구글은 지난해에 이어 '헤이 구글'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부스를 설치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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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놀라게 하는 기술을 선보인 CES
실제로 CES는 그동안 ‘뭔가 새로운 것’을 찾는 대중의 욕망을 충족시켰다. 기업들 역시 CES에 맞춰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선보이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1970년 비디오카세트녹화기(VCR), 81년 콤팩트디스크(CD), 98년 고화질(HD) TV, 2008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2011년 스마트TV, 2012년 스마트워치, 2019년 롤러블 TV 등이 모두 CES에서 처음 세상에 나왔다.
지난해 열린 CES 2019를 관람한 국가별 인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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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0의 화두는 AI·5G·로봇·모빌리티
CES 2020의 주목할 키워드로는 AI(인공지능), 5G(세대) 통신,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로봇, 폴더블 폰, 스마트홈, 스마트 모빌리티, 8K TV 등이 꼽힌다. CES에서 대중의 호응을 받는데 성공하면 미래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확보한다. 그래서 CES에 참가한 국내 기업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개막에 앞서 현지에 먼저 도착한 김현석 사장은 "이번 CES에서 우리 기업의 기술력에 새삼 놀랄 것"이라며 "한국 기업의 활약을 주목해 달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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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활약 주목해 달라, 미래를 선도할 것"
삼성전자는 참가업체 중 가장 넓은 전시관(3368㎡, 1021평)을 차렸다. 새로운 AI 기술을 적용하고 테두리(베젤)가 없는 QLED 8K TV,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마이크로 LED TV 등을 내놓는다. 또 지난해 CES에서 첫선을 보인 AI 로봇 플랫폼인 ‘삼성봇’을 확대한 새로운 콘셉트의 로봇을 공개한다. 야심 차게 준비한 '인공인간' 프로젝트 '네온(NEON)'도 모습을 드러낸다.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 개막을 이틀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LG 씽큐 광고판이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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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이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AI 기반의 LG 씽큐(ThinQ)를 적용한 가전과 8K TV, 생활 로봇 등을 선보인다. 또 천장에서 아래로 펼쳐 내려오는 새로운 형태의 ‘롤다운(roll-down) OLED TV를 전격 공개한다. 현대자동차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참석해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처음 공개한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플라잉 카)와 무인 자율주행 기술 등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전략으로 승부한다. SK는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이 공동 부스를 차려 5G 기반의 최신 기술을 선보인다. 특히 SK텔레콤이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한 세계 최초의 ‘5G-8K TV’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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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 합종연횡도 주목거리
CES에서는 국가·업종의 경계를 허문 기술 경쟁과 어제의 적이 동지가 되는 합종연횡이 펼쳐진다. 8K TV를 선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의 TCL이나 하이센스, 창훙, 일본의 소니, 샤프 등의 거센 도전을 받는다. AI 기반의 음성인식 기술을 놓고 경쟁하던 아마존(알렉사), 구글(어시스턴트), 애플(시리) 등 3사는 올해 CES에서 연합군을 형성한다. 음성인식과 사물인터넷(IoT) 분야의 표준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나 LG유플러스 역시 각각 아마존이나 구글과 AI 연합전선을 짠다. 이번 CES 2020이 끝나면 기업 간 오랜 적이 되고 동지가 되고, 또 한 배를 탔던 기업들이 순식간에 등을 돌릴지도 모른다.
라스베이거스(미국)=박형수·김영민 기자,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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