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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 참모들의 출마 지형도가 구체화하고 있다. 5일 청와대와 여권에 따르면 청와대 출신 총선 출마 예상자는 50~60명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대거 출마해서 당선되면 집권 후반기 '친문 체제'가 강화돼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청와대 출신들이 지나치게 나서면 새로운 인재 영입을 어렵게 만들고 당내 계파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낙선한 후보들이 공공기관장 등으로 '낙하산 인사'를 시도하면 '2차 후유증'까지 야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 수석급 이상을 지낸 인사 가운데 한병도 전 정무수석(전북 익산을),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서울 관악을), 이용선 전 시민사회수석(서울 양천을),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경기 성남중원) 등이 도전장을 내고 이미 지역구 활동을 시작했다.
청와대는 총선 출마 공직자의 공직 사퇴 시한(지역구 출마 기준)인 오는 16일을 앞두고 이번주 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가운데 현직 참모 중 고위직으로는 주형철 경제보좌관이 대전 동구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주 보좌관은 "여권에서 제안을 받았고,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핵심 측근인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도 청와대를 나가 총선 출마에 본격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윤 실장은 서울 구로을 출마가 유력하나 경남 양산을 출마 지역구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권향엽 균형인사비서관도 총선 출마를 위해 청와대를 떠날 것으로 전해졌다.
비서관급 참모로는 20명 안팎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의 입'을 담당했던 전현직 참모들이 가장 눈에 띈다. 박수현 전 대변인은 충남 공주부여청양에 도전하고, 김의겸 전 대변인은 최근 전북 군산에 출마하겠다고 기자회견을 했다. 고민정 대변인은 당 안팎에서 출마를 강하게 요청받아 고민이 깊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고양 출마가 거론되는 가운데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구청장 출신 3인방'인 김영배 전 민정비서관(서울 성북갑), 김우영 전 자치발전비서관(서울 은평을), 민형배 전 사회정책비서관(광주 광산을)은 공동 저서를 내는 등 국회 입성을 위한 준비에 적극 나선 상태다. 대통령의 모든 일정을 챙기는 제1부속비서관 출신인 조한기 전 비서관은 충남 서산태안에 도전장을 냈다. 행정관급 출마자가 추가로 20여 명에 달할 전망이다.
민주당 내부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근거리에서 보좌한 이들이 이른바 '친문 프리미엄'으로 총선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분명 존재하지만, 도리어 역풍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공존한다. 청와대 출신들의 출마 러시로 '친문' 코드가 너무 강해지면, 과거 박근혜정부 시절 이른바 '진박(진짜 친박근혜) 공천' 논란으로 참패한 새누리당처럼 역풍을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착실하게 지역구를 닦아왔던 이들에겐 갑자기 등장한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달갑지 않을 것"이라며 "경선 과정부터 불만이 터져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당원들 사이에선 청와대 경력과 '친문' 프리미엄이 긍정적으로 작용해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지만 실제 본선에서는 청와대 이름표가 통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크게 기여한 것도 없이 청와대 경력만 내세워 출마하려는 사람도 많다"며 "특혜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주 예상되는 청와대 조직개편에서는 디지털 시대를 담당하는 비서관급 자리가 신설될 전망이다. 기존 국민소통수석실 디지털소통센터와는 다른 조직이다. 신설되는 조직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디지털 정부혁신을 이끄는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국정기획상황실은 '기획'과 '상황'이 분리된다. 국정기획 담당은 오종식 연설기획비서관이, 국정상황 담당은 이진석 정책조정비서관, 신상엽 제도개혁비서관이 거론되고 있다.
[박용범 기자 /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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