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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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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의 총선]준연동형 비례제 시험대…'연정 정치'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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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다수당, 정당=소수당' 투표 연대 공식깨져

제3지대 기회…군소정당 통합에 관심

한 정당이 과반 의석수 확보하긴 어려워

대립 아닌 연정 정치 기대하지만

다수당,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창당이 변수

아시아경제

2019년 마지막 날이자 영하 10도 안팎의 세밑 한파가 찾아온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한강변에 고드름이 맺혀 있다. 꽁꽁 얼어붙은 고드름이 공수처법 처리 등을 둘러싼 여야의 충돌로 냉각된 국회 상황을 보는 듯하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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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강나훔 기자] 한국정치 사상 처음 도입되는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내년 총선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게임규칙'에 각 정당은 물론 정치전문가들도 쉽사리 예측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전망도 갈린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민주화 이후 가장 역동적인 선거"를 기대했다. 반면 박상철 경기대 부총장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가장 큰 변화는 정당지지율로 전체 의석수를 결정한다는 점이다. 지난 총선까지만 해도 유권자들의 정당투표는 47석의 비례대표 의원 분배에만 활용됐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역시 비례대표 의석수를 어떻게 나눠가질지에 대한 규칙이고, 여야 협상과정에서 캡(capㆍ상한선)이 씌워졌지만 과거의 의석수 산정방식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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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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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기반 약한 소수정당에 유리…보수통합 유인 줄어=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지지율은 높지만 지역구 의석을 많이 확보하지 못한 정당에 비례대표 의석을 더 많이 가져갈 기회를 부여한다. 의석수 분배방식의 한계로 민심이 의석수에 모두 반영되진 못하지만 정당지지율이 높고 지역기반이 약한 소수정당에는 분명 유리한 제도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향후 선거지형은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선 '지역구는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정당은 소수당인 정의당에' 몰아줬던 과거의 선거연대 방식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당지지율이 과거보다 중요해지면서 민주당 역시 '정당 투표'를 호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수당인 자유한국당과 소수당인 새로운보수당 간 보수통합의 유인 효과도 역시 줄었다는 평가다. 제도적으로 소수정당이 비례대표 의원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통합의 절박함이 예전과 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활발했던 통합논의는 선거법 통과 이후 시들해졌다. 다만 양당의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등 힘을 합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통합을 하지 않더라도 표 분산을 막기 위한 지역구 후보 단일화 등 선거연대 가능성 역시 열려있다.


이른바 '제3지대' 지위 확보를 위한 군소정당 간 통합도 눈여겨봐야 한다. 특히 호남기반의 민주평화당, 대안신당(가칭)과 바른미래당 당권파 간 통합 가능성이 거론된다. 비례대표 의석 배분을 위한 최소 정당 득표율인 3%를 넘기고, 정당지지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통합은 필수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도로 호남당'이라는 인식이 장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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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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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구도 깨질까…다수당의 위성정당 창당이 변수=총선 이후 정치지형은 어떻게 달라질까. 전문가들은 한 정당이 과반 의석수를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한국의 정치지형을 거대양당 중심에서 다당제로 갈 수 있도록 초석을 깔았다는 평가도 그래서 나왔다. 과반 확보가 어렵다는 것은 협치 없인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찬성하는 쪽에선 '21대 국회는 대립이 아닌 연정의 정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준연립정부 등장 등 개헌 없이도 행정권력의 분산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반면 일각에선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가 굳어지며 야당이 정부의 국정운영을 번번이 발목 잡는 대립이 더 극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통령제 중심의 권력구조를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로 바꾸지 않는 한, 정권을 차지하기 위한 정당 간 견제만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를 통과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형태로는 양당구도를 깨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상철 부총장은 "지금 정도로는 양당구도를 깨지 못하고 제3세력에게 정치 발판을 마련해주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봤다.


이 모든 가능성을 집어삼킬 가장 큰 변수는 다수당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드는 것이다. 한국당이 예고대로 정당 투표용 '비례한국당'을 만들고, 이에 대항해 민주당도 위성정당을 만들 경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사실상 무력화된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1, 2당이 비례용 정당을 만들면 양당 대결구도가 그대로 재현되는 것"이라며 "위성정당을 만들어버리면 선거법 개편 이전보다 더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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