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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뇌물 공여’로 기소된 노환중 누구?…조국 딸 장학금 지급 후 '특별한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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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부산대병원장 임기 1년 남은 2019년 1월 부산대병원장 도전

부산대병원장 실패 후 그해 5월 부산의료원장에 도전

장학금지급에 대해선 "개인 돈으로 면학 격려위해 준 것"

중앙일보

2015년 10월 7일 양산부산대병원 갤러리 제막식에 참석한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당시 서울대교수), 조 후보자의 어머니 박정숙 웅동학원 이사장, 노환중 당시 병원장(왼쪽 세번째부터). [사진 양산부산대병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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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이 31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되면서 이들의 관계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원장과 조 전 장관과의 인연은 2015년부터 시작됐다. 인연의 발단은 조 전 장관의 모친이었다. 조 전 장관의 모친은 그해 10월 양산 부산대병원에 그림 4점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시 양산 부산대병원장이었던 노 원장은 기증식을 마련했다.

기증식에 조 전 장관이 모친과 함께 참석하면서 노 원장과 첫 대면을 하게 됐다. 당시 조 전 장관은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이날 이들은 저녁 식사도 함께했다.

이 시기는 조 전 장관의 딸 조모씨가 2015년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한 첫 학기 낙제를 하고 유급을 당해 학교를 쉬고 있던 때다. 조씨의 지도교수는 노 원장이었다. 노 원장의 입장에서는 지도 학생의 학부모와 식사를 한 셈이다.

이 식사 후 노 원장은 2016년 1학기부터 6학기 연속 조씨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지급된 장학금은 총 1200만원이다. 검찰은 이 가운데 600만원을 뇌물 공여로 봤다. 조 전 장관이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으로 재직한 시기에 지급한 장학금만 뇌물로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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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27일 서울중앙지검 수사관들이 압수수색한 노환중 부산의료원장 사무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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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원장은 조씨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이후 특별한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양산 부산대병원장 임기가 1년 남은 2019년 1월 부산대병원장(본원)에 도전했다. 역대 대부분의 양산 부산대병원장은 임기를 마친 뒤 부산대병원장에 시도했다. 이 때문에 노 원장이 조 전 장관의 영향력을 염두에 두고 부산대병원장 도전에 나섰다는 말이 나돌았다.

부산대병원장에 실패한 노 원장은 그해 5월 30일 부산의료원장에 다시 도전했다. 부산의료원장은 연봉 1억3100만원에 각종 수당으로 600여 만원을 받는다. 의료원에서 별도로 업무추진비, 차량도 받는다. 연봉은 부산시 산하 출자·출연기관과 공기업 가운데 벡스코·아시아드 CC 대표 다음으로 높은 편이다. 부산의료원장을 하면서 대학병원에서 진료 가능한 교수를 겸직할 수 있다. 부산의료원장의 임명권은 오거돈 부산시장이 갖고 있다. 당시 부산대 의대 출신 3명이 응모했고 노 원장이 최종 임명됐다.

부산 출신인 노 원장은 대동고·부산대 의과대학, 동 대학 석·박사 과정을 마친 후 의사로 활동해왔다. 양산부산대병원 기획실장이던 2008년 노 원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과 동시에 봉하마을 주치의로 활동하기도 했다. 2015년 양산 부산대병원장이 된 노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주치의가 양산부산대병원 소속 A교수가 되는데 깊은 일역을 담당했다’고 적은 문건이 발견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노 원장은 장학금 특혜 논란이 불거지자 “학교의 공식 장학금이 아니라 학업에 대한 격려를 목적으로 자신이 개인적으로 기부한 장학금이다. 유급을 당한 조 전 장관의 딸이 학업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학업에 정진하라는 뜻에서 면학 장학금을 지급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차례 공식 입장을 표명한 이후 지금까지 노 원장은 취재진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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