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경직 우려 "헌법소원 대상 아니다" 의견 내고 법률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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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박근혜 정부가 2015년 내놓은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헌법재판소 선고를 앞두고 외교부 등 관련 부처들이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번 선고 결과에 따라 대화의 물꼬를 튼 한일 관계가 다시 수렁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헌재에 따르면 27일 오후 2시 헌재 대심판정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박근혜 정부가 발표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 결과가 나온다.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4년, 헌재에 헌법소원을 제기한 지 3년9개월 만이다.
2015년 12월28일 한일 양국은 외교장관회담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일본 정부의 책임을 통감하고 내각총리가 사죄를 표명하는 한편 한국 정부가 설립하는 위안부 피해자 지원 재단에 일본 정부가 10억엔(약 100억원)을 출연해 위안부 문제를 최종적ㆍ불가역적으로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강모 할머니 등 피해자들은 해당 합의가 위헌이라며 2016년 3월 헌법소원을 냈다. 피해자들은 해당 합의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물론 외교적으로 보호받을 권리와 재산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외교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 자체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채택한 위안부 합의가 절차와 내용에 흠결이 있고 위안부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지만 조약이 아닌 정치외교적 행위인 만큼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지난 6월 법리 검토를 거쳐 "이번 심판 청구가 헌법소원 요건에 부적법하기 때문에 각하돼야 한다"는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했다. 이후 외교부는 헌재 선고 결과를 앞두고 법률적 검토를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의 의견에 반해 헌재가 위안부 피해자들의 소 제기를 받아들여 위헌으로 결론을 내릴 경우 악화된 한일 관계가 더욱 경직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일본이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다시 한 번 공개 반발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더욱이 최근 완화되기 시작한 반도체 핵심 부품 3종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보복 조치가 재차 강화될 수도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24일 중국 청두(成都)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를 거론하며 "한국의 책임으로 해결책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27일 헌재의 선고 결과에 따라 역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더욱 깊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역시 "우선 한국이 국가 간 약속을 지켜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한국 정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에 근거해 일본 정부 출연금을 바탕으로 설립된 화해ㆍ치유재단을 해산하기로 결정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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