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75→253+47…‘패스트트랙 원안’에서는 후퇴
이해찬·손학규, 비공개 담판 후 야 4당 ‘석패율제’ 포기
소수정당 “최소한의 개혁…국민께 송구” 아쉬움 토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1 협의체’가 23일 합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국회의원 의석수 구성을 현행(지역구 253석·비례대표 47석)대로 유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정당득표율의 연동률은 기존 합의대로 50%로 유지했으나 이를 적용하는 의석수는 30석으로 제한했다. 쟁점인 석패율제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선거제 개혁 취지에서 대폭 후퇴했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오른 선거법 원안에 견줘 변화의 폭이 줄어든 방안이다. 소수정당들은 “최소한의 개혁에 그쳤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4+1 협의체는 최종안에서 국회의원수를 현행 선거법(253+47)대로 유지했다. 패스트트랙 원안(225+75)과 차이가 크다. 앞서 여야는 소선거구 중심의 현 선거제가 사표를 양산해 시민 의사를 반영하지 못하고, 거대 양당만 득세하기 쉽다는 점에서 비례의석 확대를 추진했다. 하지만 호남 지역구 감소를 우려한 현역들의 반대에 막혀 최종 무산됐다.
지난 3월 여야가 합의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최종안에서 유지됐다. 연동형 비례제가 도입되면 전체 의석수(300석) 중 정당지지율만큼의 의석수를 계산한 뒤 지역구 의원수를 뺀 비례의석을 배분한다. 지역구 의석이 많은 거대정당의 비례의석은 줄어들고 소수정당의 비례의석은 늘어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4+1 협의체는 이 같은 방식으로 계산된 비례의석의 50%를 우선 배분하는 방안(연동률 50%)에 합의했다. 다만 연동률 적용 범위를 비례 30석으로 제한하자는 더불어민주당 요구가 최종안에 반영됐다.
비례의석 47석 중 나머지 17석은 현행처럼 지역구 의석에 상관없이 정당지지율에 맞춰 배분하는 방식이다. 연동형 비례제의 효과는 축소됐다.
지역구에서 아쉽게 떨어진 후보를 비례대표로 뽑는 석패율제도 최종안에서 빠졌다. 소수정당들은 “당선자만 살아남는 현행 선거제가 지역주의를 공고하게 한다”며 석패율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진 구제책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
4+1 협의체가 선거법 개정안의 전격 합의에 이른 배경에는 소수정당 대표들의 결단이 있었다. 야당 대표들이 막판 변수였던 석패율제를 포기하면서 극적으로 합의의 물꼬가 트인 것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지난 주말 비공개로 만나 선거법 담판을 했고, 이 자리에서 손 대표는 석패율제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합의로 ‘연동형 비례제’는 첫발을 뗐지만 선거제 개혁 취지가 퇴색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소수정당들은 “최소한의 개혁에 그쳤다”며 아쉬워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선거제 개혁의 초심과 취지로부터 너무 멀리 와 있고, 미흡한 안을 국민께 내놓게 돼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8개월간 이어진 선거법 협상 과정에서 여야의 정치력 부재가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1야당인 한국당을 협상으로 이끌어내지 못했고, 4+1 협의체도 잦은 분열 위기에 처했다. 민주당은 막판 협상에서 당리당략에 집중했다는 지탄을 받았다.
박용하·김윤나영 기자 yong14h@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신문 최신기사
▶ 기사 제보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