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부터 모든 숙박업, 위생용품 무상 제공 금지
10명 중 8명 "어메니티 규제 필요"
일부 소비자, 위생문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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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호텔 위생용품, 무상제공이라고 보기는 힘들지 않나요"
직장인 A(29) 씨는 호텔 비용에 부수적인 것이 모두 포함돼있는 것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A 씨는 "주던 걸 안 준다고 해서 호텔 가격이 저렴해지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일부는 유상으로 제공하는 방법도 고려할 텐데, 그러면 결국 소비자가 부담하게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건 동의하지만 어느 정도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 소비자에게 부담을 지우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호텔에서 제공되는 어메니티(amenity) 또한 규제될 예정이다. 어메니티란 호텔에서 제공되는 일회용 편의용품으로 샴푸, 컨디셔너, 로션, 칫솔 등을 포함한다.
관련해 소비자들은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히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이같은 규제가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을 지우거나 위생 문제 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달 22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16차 포용 국가 실현을 위한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중장기 단계별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면도기·샴푸·칫솔 등 일회용 위생용품은 2022년부터 50실 이상의 숙박업에서 무상 제공할 수 없게 된다. 2024년부터는 모든 숙박업에서 무상 제공이 금지된다.
소비자 10명 중 8명 이상은 어메니티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1년 이내 국내외 호텔 숙박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4.3%는 "어메니티 규제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어메니티를 모두 사용하는 비율은 10명 중 2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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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각에서는 공동 사용 가능한 대용량 용기로 제공될 경우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어메니티를 일회용기가 아닌 재사용이 가능한 대용량 용기에 담아 제공하자는 의견에 대해 "반대"라고 답한 응답자는 19.6%에 그쳤다. 이들은 '불특정 다수와 함께 사용해서 찜찜하다'(80.1%), '리필해서 사용하면 위생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 같다'(70.9%)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직장인 B(25) 씨는 "쾌적한 환경에서 여유롭게 쉬고 싶을 때 호캉스를 종종 가는데, 공용 어메니티가 있으면 쓰지 않는다"며 "솔직히 어떻게 관리가 됐는지도 모르고, 누가 썼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쓰겠냐"고 밝혔다. 이어 "저 같은 사람들은 결국 갈 때마다 위생용품 등을 다 챙겨가야 하는데 번거롭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일회용 어메니티를 없애는 추세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지난 8월 작은 일회용기로 제공되던 샴푸, 샤워 젤 등을 대용량 용기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 또한 어메니티를 대용량 용기로 대체 제공하겠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키이스 바(Keith Barr)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 최고경영자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메니티를 수집하는 고객들은 불만을 표할 수도 있겠으나 나는 우리가 환경을 위해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런 불만도 기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해 자원순환사회연대는 일회용품 재활용 기반을 다지고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대 측은 지난달 22일 논평을 내고 환경부의 '일회용품 함께 줄이기 계획'에 대해 지지를 표했다. 연대 측은 "다양한 품목과 폐기물 발생량이 많은 곳에 대해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도록 제도화함으로써 2022년까지 1회용품 사용량을 35% 이상 줄이려는 목표를 설정한 것은 상당히 진일보한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일회용품이 다량배출되는 사업장을 발굴해서 감량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일회용품의 종류와 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속적인 관리와 대체재 개발 등 종합적인 계획을 통해 사용량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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