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용 고체연료 제한 해제 가닥
1년여 설득 끝에 美측도 “공감대”
“이르면 내년 초 협상 타결 전망”
[연합] |
[헤럴드경제=강문규ᆞ유오상 기자] 우주발사체 등 우리나라의 민간·상업용 로켓 기술 개발을 가로막고 있던 ‘한미 미사일 지침’의 ‘고체연료 로켓 사용 제한’ 폐지가 임박했다, 그간 우리 측의 요구로 협상이 계속돼 왔던 ‘한미 미사일 지침’의 4번째 개정 문제를 두고 한미 양국이 민간용(비군사용)에 한정해 고체연료 로켓의 추력(추진력)및 사거리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쪽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르면 내년 초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추력과 사거리는 각각 100만 역적(파운드*초)과 800㎞ 이하로 묶여 있다. 지침이 개정되면 국내 우주발사체 개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미 외교당국은 최근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민간용 우주발사체 개발에 대한 제한을 규정하는 ‘한미 미사일 지침’의 개정 문제에 대해 이르면 연말로 협상 시한을 설정하고 막판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군사용이 아닌 민간용 로켓에서의 고체연료 사용에 대해 우리 정부의 요구로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계속해왔다”며 “최근 우리 정부가 논의 시점을 제시하며 이르면 내년 초 최종 타결을 목표로 세부 조율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 역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미 공개적으로 미사일 지침 문제를 언급한 만큼 개정을 위해 그간 정부가 많은 노력을 해왔다"며 "아직은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으로, 우선 군사적 목적인 아닌 민간용 고체연료 이용에 관한 문제를 우선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17년 미사일의 탄두중량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세 번째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을 발표하며 후속 협의로 민간용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개발 제한 해제를 위한 후속 협의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협상 시작 이후에도 미국 측은 고체연료 사용 기술이 군사용 목적으로 쉽게 전용 가능하다는 이유로 개정에 난색을 표해왔다. 우리 정부는 1년여에 걸친 논의에도 대화가 진전을 보이지 않자 최근 오는 연말을 협상 시한으로 설정하고 미국 측에 관련 답변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이에 미국 측도 일정 부분 우리 측의 설득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78년 미국과 합의한 한미 미사일지침은 한국의 독자적인 로켓 개발을 가로막고 있는 대표적인 장애물로 꼽힌다. 한국은 이후 1997년 북한의 ‘대포동 1호’ 발사 성공을 계기로 지침 개정을 적극 요구하고 나섰고, 협의 끝에 처음으로 미사일의 사거리가 180㎞에서 300㎞로 완화됐다.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지침이 완화됐지만, 고체연료의 경우 ‘100만 역적’으로 추진력이 여전히 제한돼 있어 민간용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지침이 개정되면 한국형 위성 발사체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당장 지금 확보한 고체연료 로켓 기술을 우주발사체 개발에 활용할 수 있어 관련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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