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 정부 복지정책이 물가상승률 끌어내려
내년에는 소비자물가상승률 1.0% 전망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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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한국은행은 올해 1~11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기대비)은 0.4%로 물가안정목표(2.0%)를 크게 밑돌았다고 평가했다. 경기 부진으로 수요가 줄어들며 물가 상승 요인이 약화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정부 복지 정책도 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렸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자료를 보면 올해 1~11월 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로 지난해 1.5%보다 크게 둔화됐다. 올해 하반기(7~11월) 상승률은 0.1%로, 상반기(1~6월) 상승률 0.6%보다 크게 떨어졌다.
경기 상황을 반영하는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기준)의 경우 0.7%로 지난해 1.2%보다 오름세가 둔화됐다.
올해 우리나라 성장세 둔화와 유가와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 교육·의료 관련 복지정책 강화 등은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이었다. 국내 석유류가격에 직접 영향을 주는 원유 수입물가(원화기준)는 1~11월중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전환(2018년 27.1% →2019년 1~11월중 -4.8%)했다. 국제유가가 작년 11월 이후 크게 하락하면서 전년동기대비 상승률이 지난해 30.5%에서 금년 1~11월중 -10.4%로 낮아진 데 주로 기인했다.
국내 공업제품가격 등에 간접적으로 파급되는 비(非)에너지 수입물가(원화기준)는 오름세가 소폭 확대(1.4% → 1.8%)됐다. 원자재 가격 상승률은 낮아졌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률(전년동기대비)은 2018년 -2.6%에서 2019년 1~11월 중 6.1%로 뛰었다.
국내에선 수요 측면에서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돼 GDP갭률이 마이너스를 지속하며 물가압력이 약화됐다.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 글로벌 경기둔화로 수출,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민간소비 증가세도 둔화됐다"며 "정부소비는 확장적 재정정책의 영향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중 농축수산물가격은 양호한 기상여건, 사육두수 증가로 공급이 늘어난데다 하반기중에는 지난해 폭염에 따른 기저효과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1~11월중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이 전년동기대비 -1.8%로 과거 10년 평균(4.1%)보다 크게 떨어졌다.
정부 정책 측면에선 교육·의료 관련 복지정책이 강화되고 유류세 인하가 물가 하락 요인이었다. 다만 도시가스와 택시, 버스 요금 인상 등은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중 0.4%, 내년에는 1.0%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이다. 근원물가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둘다 0.7%로 예상했다.
한은은 "내년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수요측 물가압력이 약하고 복지정책 기조도 이어지겠지만 공급측 물가하방압력이 안화되면서 올해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이 과거 평균을 크게 밑돌았던 올해보다 높아지고, 석유류 가격 상승률도 유류세 인하 종료로 상승 전환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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