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력 상품인 D램 현물 가격이 이달 들어 10%이상 급등하면서 삼성전자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D램 현물 가격의 인상이 통상 고정 가격 인상을 견인한다는 점에서 D램시장 전반에 걸쳐 시장 심리가 호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2월 들어 D램 현물 가격이 10% 이상 급등하며 상승 반전했다. D램의 현물 가격은 지난 7월 일본 수출규제로 반짝 상승세를 보인 이후 5개월간 지속 하락했다. 이달 5일에는 개당(DDR4 8Gb 기준) 2.73달러를 기록하며 올 들어 최저점을 찍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반 수준이다. 바닥을 찍은 D램 현물 가격은 이후 급 상승세를 타며 16일 기준 개당 3.02달러를 기록, 3달러대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 5일 최저가 대비 10.43%나 급등한 수치다. 특히 16일 장중 찍은 최고가는 최저가보다 26.28%나 급등한 3.45달러를 기록했다. 현물시장에서 비축된 칩이 빠르게 소화되면서 현물 가격이 뛴 것으로 분석된다. 메모리 모듈 제조사와 유통사의 재고 확대 의지가 강해지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선 D램 현물 가격 상승세를 반도체 업황 반등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D램 중 90%는 고정 가격으로, 나머지는 현물 가격으로 거래되는데 가격은 현물가에서 고정가로 확대되는 식이다. D램익스체인지가 이르면 내년 1분기 D램 고정 가격의 반등을 전망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다만 전반적인 수급 상황을 보면 올 4분기 D램시장은 지난 5분기 동안의 재고 조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급과잉 상태다. 이에 따라 D램 공급과잉 현상은 내년 중반께 해소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하지만 D램 가격 상승은 보다 단시간 내 일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D램 가격 상승이 수요 공급 역전에 선행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조기 상승 국면을 보이면서 삼성전자 등 반도체 생산 기업들도 시설 확대 등으로 분주해졌다.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하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메모리 반도체 라인업을 차세대 프리미엄 신제품으로 전면교체하고 돌아온 업턴(상승 국면)을 실적 확대의 기회로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부터 DDR5 D램, 모바일 LPDDR5, 초고속 GDDR6, HBM3 등 차세대 프리미엄 제품을 양산한다는 세부 생산 계획도 수립했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제품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5G 이동통신 등에 적용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차세대 신제품에 대한 수요 조사는 물론 글로벌 ICT 기업들로부터 주문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ㆍ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고 반도체 경기가 전환 국면을 맞이하면서 이젠 판매 전략만 잘 세우면 프리미엄 메모리시장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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