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차원 대북제재 해제 논의 눈길
北 해외 파견 노동자ㆍ섬유ㆍ해산물 등 포함
美ㆍ英ㆍ佛 비핵화 이전 제재 완화 부정적
북한이 북미대화 교착국면 속 중국과 러시아를 뒷배로 하는 새로운 길을 추구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를 일부 해제하는 내용의 결의안 초안을 제안해 주목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달 초 군마를 타고 백두산을 등정한 모습. [헤럴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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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설정한 ‘연말 시한’이 2주 앞으로 다가오고 한반도정세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제재 해제를 추진해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를 일부 해제하는 내용의 결의안 초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결론은 지켜봐야겠지만 지난 2017년 북한의 잇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따라 연이어 강도 높은 대북제재를 채택했던 안보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제재 해제 논의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전까지 안보리에서 대북제재 해제나 완화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왔지만 이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지난 11일 북한 도발 가능성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을 요구한 안보리 회의 때도 대북제재는 목적이 아니라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라며 완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초안에서 “새로운 북미관계를 구축하고 상호 신뢰를 쌓으면서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를 구축하는 노력에 동참하며 북미 간 모든 레벨의 지속적인 대화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특히 초안에는 남북 간 철도·도로 협력 프로젝트를 제재 대상에서 면제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와의 연계도 기대되고 있다. 남북은 작년 판문점 정상회담을 통해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에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까지 가졌지만 국제사회와 미국 등의 제재에 가로막혀 물자와 장비 반입이 제한되면서 진전이 없는 상태다.
아울러 초안에는 해외 근로 북한 노동자 송환 해제와 북한의 해산물과 섬유 수출 금지 해제 등의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12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한데 따라 북한 노동자들을 24개월 뒤인 2019년 12월22일까지 모두 송환토록 규정한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채택한 바 있다. 해외 노동자 송환은 북한의 외화획득에 큰 차질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해산물과 섬유 수출은 제재 이전 북한의 주요 수출품으로 해외 파견 노동자들과 함께 주요한 외화 획득 통로였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의 제안이 안보리 문턱을 넘어설지는 미지수다. 안보리에서 기존 제재를 해제 또는 완화하려면 새로운 결의를 채택해야 한다. 결의 채택을 위해서는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 없는 상태에서 15개 상임·비상임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거부권을 갖고 있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북한의 비핵화 이전에는 제재 완화 또는 해제는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중국과 러시아의 초안이 채택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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