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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호흡’ 측 “윤지혜VS제작진 엇갈린 입장…조사 후 조치 취할 것”(공식입장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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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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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배우 윤지혜의 폭로로 도마에 오른 영화 ‘호흡’ 측이 오늘(16일) 예고한대로 입장을 발표했다. 윤지혜와 제작진의 엇갈린 입장차를 감안해 상세히 조사하는 한편, 열악한 환경에 대한 인지와 동시에 결과에 따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호흡’ 측은 16일 “먼저 한국영화아카데미(이하 아카데미) 장편과정에서 2017년 당시 제작된 실습 작품이 극장 개봉을 앞둔 시점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게 되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말로 시작하는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우리 아카데미는 윤지혜 배우가 SNS를 통해 촬영 당시의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밝힌데 대해 무거운 마음으로 이를 직시하고 있다”면서 “촬영현장에서 준법 촬영과 안전 확보의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배우가 지적한 바와 같은 불안함과 불편함을 발생시킨 일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지혜 배우가 지적한 촬영 당시의 문제들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갖고 있는 감독과 제작진이 존재하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에 우리 아카데미는 윤지혜 배우를 포함한 제작진 모두의 목소리를 충분히 경청해야 하는 위치라는 사실을 외면하기 어렵다”며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꾸려 촬영 당시의 문제점들을 상세히 되짚어보고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좀 더 명확하게 규명하는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당시 발생한 문제들이 단지 몇몇 제작진의 실수나 미숙함 때문에 발생된 것이 아니라 아카데미 제작관리 시스템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도 충분히 살피겠다. 이런 조사 과정이 향후 아카데미 실습작품 제작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제작환경 개선이라는 성과로 귀결되기를 희망한다”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냉정하게 되돌아보고, 미래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영화인들의 성장과 발전을 지속적으로 담보하는 영화교육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지혜는 지난 14일 자신이 출연한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졸업 영화 '호흡'(감독 권만기)의 촬영 현장을 ‘불행 포르노’라고 칭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지혜는 인스타그램에 “유감의 말씀을 전하게 됐다. 아직까지도 회복되지 않는 끔찍한 경험들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털어놓으려 한다. 내 신작을 기대하고 기다린다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내가 선택한 연기 욕심은 경솔했던 후회가 돼버렸다"며 "한 달 간 밤낮으로 찍었다. 촬영 3회차 쯤 되던 때 진행이 너무 이상하다고 느꼈고 상식 밖의 문제들을 서서히 체험하게 됐다. 초반에는 합을 맞추느라 좀 삐걱거리기도 하니 그런가 보다 했다. 게다가 내가 맡은 캐릭터는 끊임없이 그놈의 밑도 끝도 없는 죄의식을 강요받는 캐릭터였고 무겁게 짓눌려 있어야 했기에 최대한 감정을 유지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점점 현장 자체가 고통이 돼갔고 연기 인생 중 겪어보지 못한 겪어서는 안 될 각종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현장에서는 난 극도의 예민함에 극도의 미칠 것 같음을 연기하게 됐다"면서 "무슨 작업을 하는지 생각들은 하는지 되는대로 찍어대던 그런 현장이었다. 맡은 대로 자신들의 본분을 다했겠지만, 보석 같은 훌륭한 스태프도 있었지만, 전체로는 전혀 방향성도 컨트롤도 없는 연기하기가 민망해지는 주인 없는 현장이었다"고 폭로했다.

메가폰을 잡은 권만기 감독의 태도에 대해서도 "그 속에서 레디 액션은 계속 외치더라. 그거밖에 할 줄 아는 게 없는지. 액션만 외치면 뿅하고 배우가 나와 장면이 만들어지는게 연출이라고 kafa에서 가르쳤나"라며 "여러 번 폭발을 했고 참을 수가 없었다. 욕심만 많고 능력은 없지만 알량한 자존심만 있는 아마추어와의 작업이, 그것도 이런 캐릭터 연기를 그 속에서 해야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짓인지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 뼈저리게 느꼈고 마지막 촬영날엔 어떠한 보람도 추억도 남아있지 않게 됐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와 함께 "이 영화는 불행포르노 그 자체다. 그런 식으로 진행된 작품이 결과만 좋으면 좋은 영화인가? 이 영화의 주인 행세를 하는 그들은 명작 걸작 수상한 묵직한 이런 표현 쓸 자격조차 없다. 알량한 마케팅에 2차 농락도 당하기 싫다. 애정을 가지고 참여한 작품에 너무 가혹한 상처들이 남았고 내가 느낀 실체를 호소하고 싶고 다른 배우들에게도 kafa와의 작업의 문제점을 경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2차로 글도 게재했다. 그는 “묵인하는 것보다 털어놓고 벌어지는 이후의 일들을 감당하는 것이 제 건강에 좋을 것 같아서 일단은 제가 너무 괴롭고 죽을 것 같아서 참을 수 없게 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많은 의견들로 제가 벌인 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신데 저는 후회하지 않으려 한다. 단편만 보고 이 상황에 대해 판단하지 말아 달라. 적절한 시기에 제가 고백을 해서 흥행에도 좋은 결과가 나왔다 해도 참여하신 분들의 처우나 금전적 보상이 추가되지는 않았을것"이라고 덧붙였다.

'호흡'은 아이를 납치했던 정주(윤지혜)와 납치된 그날 이후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져버린 민구(김대건)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담아낸 심리 드라마. 지난해 열린 '23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관객들을 만난 후 뉴커런츠상, KTH상 등 2관왕을 수상, '제3회 마카오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기도 했다. 오는 19일 개봉 예정이다.

<다음은 ‘호흡’ 측 입장 전문이다>

먼저 한국영화아카데미(이하 아카데미) 장편과정에서 2017년 당시 제작된 실습작품인 영화 <호흡>이 극장 개봉을 앞둔 시점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게 되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우리 아카데미는 <호흡>의 주연을 맡은 윤지혜 배우가 SNS를 통해 촬영 당시의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밝힌데 대해 무거운 마음으로 이를 직시하고 있습니다.

촬영현장에서 준법 촬영과 안전 확보의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영화 <호흡>의 촬영 현장에서 윤지혜 배우가 지적한 바와 같은 불안함과 불편함을 발생시킨 일에 대해 우리 아카데미는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지혜 배우가 지적한 촬영 당시의 문제들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갖고 있는 감독과 제작진이 존재하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에, 우리 아카데미는 윤지혜 배우를 포함한 제작진 모두의 목소리를 충분히 경청해야 하는 위치라는 사실을 외면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꾸려 촬영 당시의 문제점들을 상세히 되짚어보고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좀 더 명확하게 규명하는 절차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특히 당시 발생한 문제들이 단지 몇몇 제작진의 실수나 미숙함 때문에 발생된 것이 아니라 아카데미 제작관리 시스템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도 충분히 살피겠습니다. 이런 조사 과정이 향후 아카데미 실습작품 제작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제작환경 개선이라는 성과로 귀결되기를 희망합니다.

아울러, 제작여건의 열악함과 제작역량의 미숙함이 발생한 모든 문제의 핑계거리가 될 수는 없겠지만, 그러한 열악한 제작환경에서도 오늘도 꿈을 향해 달려가는 많은 배우, 감독, 스태프들과 영화 <호흡> 개봉을 위해 애쓰고 계신 모든 관계자분들께 본의 아니게 누를 끼친 점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합니다.

우리 아카데미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일을 냉정하게 되돌아보고, 미래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영화인들의 성장과 발전을 지속적으로 담보하는 영화교육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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